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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지펀드 출범 초읽기…전문가 확보 비상
펀드매니저 울며 겨자먹기식

헤지펀드팀으로 자리 이전

80%는 내부 인력으로 충원

외부영입 인력은 고작 11명


운용사 땜질식 인력구성

차별화된 성과엔 의문



다음달 한국형 헤지펀드 출범을 앞두고 자산운용업계가 전문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 상황에 밝은 해외 헤지펀드 유경험자, 퀀트(quantㆍ계량분석) 전문인력을 찾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대다수 운용사가 기존 펀드매니저가 ‘울며 겨자 먹기’로 헤지펀드팀으로 자리만 옮기는 상황인데, 이런 인력 구성으로 헤지펀드가 차별화한 성과를 낼지 의문이다.

헤럴드경제가 3일 연내 헤지펀드 출범을 준비 중인 12개 국내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헤지펀드 전문 인력은 총 55명 정도가 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80% 수준인 45명이 내부에서 자리만 이동하고, 외부 충원은 10여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헤지펀드 인력 풀은 해외 헤지펀드 유경험자, 기존 운용사 펀드매니저, 증권사 프랍트레이더(고유자산운용), 증권사 퀀트 애널리스트 등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우선 영입 1순위인 해외 헤지펀드 유경험자는 데려오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한국 상황에 밝고 한국어가 능통한 인력 풀 자체가 적은데다 몸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해외 헤지펀드 유경험자를 영입한 사례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하나UBS자산운용 등 외국계 합작 운용사로, 각각 2명과 1명이다. 신한BNPP는 티드만인베스트먼트에서 헤지펀드 운용역을 지낸 최명환 이사, 알렉스 모우 신한BNPP 홍콩법인 부사장이 각각 한국과 아시아(일본 제외) 롱숏 펀드를 담당한다. 하나UBS는 지난해 메릴린치 홍콩법인에서 영입한 운용역이 헤지펀드팀을 총괄할 예정이다.


나머지 운용사는 해외파 영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이 해외 유경험자 영입이 완료 단계이고, 우리자산운용은 최근 MOU를 맺은 홍콩 헤지펀드 운용사인 제투파트너스와의 인력 교류를 검토 중인 정도다.

국내에서 유능한 전문인력을 충원하기도 쉽지 않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증권사 프랍은 헤지펀드 업무와 크게 다름없는데 몸값이 비싸 빼오기가 어렵다. 한국형 헤지펀드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보니 기존 매니저도 이쪽으로 옮기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 운용사가 초창기 헤지펀드로 퀀트에 기반한 롱숏 전략 상품을 기획하다 보니 퀀트 전문인력도 귀하다.

변동성을 활용한 절대수익 추구 상품을 준비 중인 한 운용사 임원은 “이미 금융공학팀에서 맡고 있는 펀드가 많아 헤지펀드팀으로 데려오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니저도 회사의 결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헤지펀드팀으로 움직이는 분위기다. 헤지펀드의 핵심은 인력인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헤지펀드가 기존 펀드와 차별화한 성과를 내기는 힘들 것이란 우려가 크다.

‘싱가포르 헤지펀드 1세대’로 평가받는 이남우 토러스투자증권 영업총괄 대표는 “게임을 하려면 선수가 가장 중요한데, 국내에는 제대로 된 능력을 갖춘 선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최재원ㆍ안상미 기자/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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