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과 미얀마산 쇄미(싸라기)가 가공용으로 국내에 수입된다. 대규모 홍수로 기존에 수입하던 태국쌀 값이 비싸져서다.
3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aT(농수산물유통공사)가 최근 진행한 올해분 의무수입쌀 국제입찰에서 싸라기쌀 3만톤 수입분이 베트남산과 미얀마산으로 결정됐다.
베트남쌀이 수입되기는 1999년 이후 두번째고, 미얀마쌀이 한국땅을 밟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는 주로 미국과 중국, 태국, 호주 등의 국가에서 쌀을 수입해왔다.
수입되는 쌀은 동남아지역에서 주로 먹는 장립종으로 우리가 평상시에 먹는 낟알의 길이가 짧고 폭이 넓은 단립종 쌀과는 다르다. 수입 이후에는 각종 식품 가공에 쓰이게 된다.
이들 나라의 쌀이 십수년만에 다시 수입되는 데는 이웃나라이자 쌀생산 대국인 태국의 홍수가 크게 작용했다. 정부는 2008년부터 가공용 수입쌀 가운데 일부를 가격이 저렴한 쇄미로 배정해 왔는데 지난해까지 태국쌀이 전량 낙찰됐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태국은 대홍수로 현재 연간 쌀 생산량의 15% 이상이 유실된 상태다. 태국 정부는 침수 면적이 전체 쌀 경작지의 25%인 250만㏊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올해 쌀 생산량은 애초 전망했던 2500만t에서 1900만t으로 줄어든다. 태국의 연간 쌀 수출량이 300만톤 정도임을 감안하면 올해는 사실상 쌀 수출이 어렵다.
쌀값도 당연히 급등했다. 국제곡물시장에서 태국산 장립종 시세는 1t당 500달러에서 800달러로 뛰었고, 연말이면 1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이번에 도입될 베트남 쇄미의 반입 단가는 1t당 490~505달러, 미얀마산은 520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