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극대화를 위해 카드사업부문 분사를 추진하던 금융지주회사들이 한발 뒤로 물러섰다. 금융당국의 ‘거부 반응’과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의 카드사업을 떼내 내년 1월께 전업카드사인 ‘우리카드’(가칭)를 설립할 계획이었다. 앞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은 지난 9월 이사회를 열고 카드사업부문 분사와 관련된 의결 절차를 모두 마쳤다.
우리금융은 그러나 최근 카드사 설립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아직 금융당국에 카드사 설립 승인 신청서도 제출하지 않았다”면서 “분사계획은 전반적인 시장 환경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카드분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내년 1월 카드사 출범은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통상 금융당국은 신규 카드사 설립 승인에 앞서 해당 금융회사와 사전협의를 가진 뒤 승인신청서를 접수하고 3개월여 심사 기간을 거쳐 최종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최근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매각, 저축은행 구조조정, 금융권 수수료인하 등 산적한 현안으로 인해 금융당국은 아예 우리금융측 사람들과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다.
산은금융지주도 카드사업 진출 관련 소문을 진화하는 데 애쓰고 있다. 강만수 산은지주회장이 최근 창립 2주년 기념사를 통해 ‘카드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금융가에 이와 관련한 각종 루머가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산은금융 관계자는 “강 회장의 발언은 앞으로의 사업 비전을 제시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은행의 카드사업 분사 계획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카드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할지 의문”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최진성 기자/@gowit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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