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박인호의 전원별곡](전원명당-38) 영덕군 병곡?영리 “하늘이 내린 부자가 찜한 터…그 주변에 볕들 날은 언제?”
경상북도 영덕군은 오지다. 그 흔한(?) 고속도로IC나 철도역 하나도 없다. 그런데 이 동해안 오지에 소위 ‘금싸라기 땅’이 있다. 비록 호가이기는 하나 몸값으로만 보면 ‘황금 땅’임에 틀림없다. 

병곡면 병곡리 고래불 해수욕장 주변과 칠보산 자연휴양림 인근 영리 일대가 바로 그곳이다. 실제 고래불 해수욕장 도로변 농지는 농사만 지어야 하는 땅임에도 매도 호가가 정상이 아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에 따르면 매도 호가가 3.3㎡(1평)당 60만~70만 원 선이라고 한다. 물론 이런 미친(?) 가격에 거래가 될 턱이 없다.

이곳에서 가까운 칠보산 자락 영리 일대 땅도 마찬가지로 귀하신 몸이다. 아니, 영덕 오지에 어찌 이런 일이…

다 이유가 있다. 대한민국 최고 부자인 L회장의 칠보산 수목원 조성 부지가 바로 영리 일대에 위치해 있다. 여기에 병곡리 고래불 해수욕장 개발에 대한 빛바랜 기대감도 남아있다. 

영덕군 병곡.영리 위치도

L회장의 칠보산 수목원 조성사업이 신청된 지난 2004년 이후 병곡리 고래불 해수욕장 주변과 영리 일대는 기획부동산들의 표적이 됐다. 이들은 휘황찬란한 개발 청사진을 한껏 부풀려 땅값을 천정부지로 띄워놓고선 확보해놓은 땅을 팔아치운 뒤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그러나 수목원 조성 사업은 지금까지 답보상태다. 영덕군의 야심찬 고래불 해수욕장 종합개발 사업도 사실상 물건너간지 오래다. 기획부동산에 속아 막차를 탄 투자자들은 땅을 치고 후회하지만 소용이 없다. 올라버린 호가 거품은 아직도 빠지지 않은 채 그대로다.

현지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L회장의 수목원 조성사업 신청 이후 병곡리 고래불 해수욕장 주변과 영리 일대의 땅값이 너무 올라 버려 오히려 개발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적정가격이 되려면 현재의 호가 거품이 절반 이상 빠져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병곡면 병곡리 고래불 해수욕장

화제의 칠보산 수목원 부지는 고래불 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칠보산 자락 영리 범흥마을 일대로, 그 면적만 7만3000여㎡에 이른다. 이곳은 풍수가들이 이구동성으로 꼽는 배산임수의 명당으로, 신라시대 범흥사라는 절이 있었던 자리이기도 하다. 또 고래불 해수욕장 옆 대진리 상대산(184m)에는 L회장의 맏형이 머물었던 옛 별장이 있다. 현지 한 마을주민은 “지금은 누군가 세를 얻어 민박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리 범흥마을 주민들은 당시 집과 땅을 모두 팔고 거의 대부분이 떠났다. 지금은 아직 철거되지 않은 마을 어귀 2~3가구만 그대로 남아 농사를 짓고 있을 뿐, 마을 전체는 을씨년스런 적막감만이 감돈다. 

병곡면 영리 칠보산 자락에 위치한 범흥마을과 영덕저수지, 그리고 고래불 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현재 범흥마을에는 아직 철거되지 않은 2~3가구만 남아 농사를 짓고 있다.

이처럼 칠보산 수목원 조성사업이 계속 늦어지자 현지 주민들과 풍수가들 사이에서는 한때 “가족묘 조성용”이라는 설까지 나돌았다. 경상북도와 영덕군은 칠보산 수목원이 조성되면 인근의 칠보산 휴양림, 고래불 해수욕장과 연계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칠보산 수목원 조성사업이 언제 착공될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병곡면사무소 관계자는 “착공된다는 말은 여러 번 있었지만 현재는 중단된 상태라는 것 외에는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주민은 “실시설계에 들어갔다는 설도 있다”고 전했다.

고래불 해수욕장 일대 땅이 투자용 이라면 칠보산 수목원이 조성되는 영리 일대는 실수요자들이 호젓한 전원생활을 즐기기에 좋은 곳 이다.하늘이 내린 부자가 찜한 터, 그 주변 지역에 볕들 날은 언제쯤 일까?

--------------------------------------------------



■지역 전문가가 본 전원 땅 체크 포인트-김명진 대명공인 대표

“만약 어떤 땅을 보았는데 51% 정도 마음에 들었다면 매입해도 됩니다. 100% 마음에 드는 땅은 없고 또 있다고 해도 그런 땅은 이미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죠. 나머지 49%는 차차 채워가는 것이고 그만큼 그 땅의 가치도 상승하는 것 입니다.”

김명진 대명공인 대표
영덕군 병곡면 병곡리 고래불 해수욕장에 위치한 대명공인중개사사무소(054-733-6006)의 김명진 대표는 그의 강인한 첫 인상 만큼이나 땅 매매에 관한 굵고 짧은 철학을 갖고 있다.

‘매도자나 매수자 모두 손해 보면 안 된다’는 게 바로 그것. 이는 중개하는 입장에서 보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는 “비록 굶을지언정 뜨내기식 영업은 하지 않는다”며 “매도자나 매수자나 모두 고객인 만큼 고객만족이 최우선의 가치”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가 강조하는 땅 투자의 핵심은 ‘51%론’이다. 매수자가 가격을 뺀 나머지 조건만을 놓고서 볼 때, 80% 만족스러운 땅이 있다면 그 땅은 이미 그만큼(80%) 가격이 올라있다. 그렇기에 51% 정도 만족스럽다면 그 땅은 나머지 49%의 가치 상승이 잠재된 땅이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그는 정작 땅은 사지도 않고 저울질만 하는 손님이 오면 다른 중개업소를 찾아 달라며 돌려보낸다. 그런 손님의 경우 맞선 보듯이 횟수가 늘어날수록 땅을 살 가능성은 되레 더욱 희박하기 때문이란다.

병곡리 고래불 해수욕장 일대와 L회장의 수목원이 들어설 예정인 영리 일대에 대해서는 “땅값에 거품이 많이 낀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의 절반 가격이 적정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cafe.naver.com/rmnews)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