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장관과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을 역임한 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이 26일 삼성을 방문했다. 평소 움직일때 마다 특유의 직설적인 언변으로 화제를 일으켜 왔던 이른바 ’메가뱅크(초대형은행)’ 등과 관련한 사업적 행보는 아니었다.
강 회장은 이날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사장단회의의 강사로 특별초청을 받았다. 그의 강연 주제는 ‘위기를 넘어 일류국가로’.
강 회장은 미국 금융시장의 모럴해저드와 월가의 시위와 관련해 “이제는 최고경영자(CEO) 거버넌스에서 오너 거버넌스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금융 문제는 책임문제가 실종돼 온 결과”라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최근의 글로벌 경제위기의 본질에 대해서는 “선진국은 버는 것 보다 많이 쓰고, 신흥국은 버는 것보다 적게 쓰는 것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라며 “특히 대부분 나라들이 경쟁적 환율 인하를 하는 데 그것은 (전세계를)궁핍하게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적자 선진국은 생산성을 높이고, 후발 신흥국은 소비를 늘리는 것이 궁극적인 경제위기 해결책인데, 이것에 접근을 하지 못하고 단기적 대책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특히 경제사적 반성 문제를 거론하면서 “(기업이나 금융이)탐욕과 투기에서 벗어나 절제와 근면의 경영으로 회귀해야 된다. 수고(이익 창출)하고 또 땀(투자)을 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세론자인 강 회장은 “세율을 떨어뜨려야 세수가 늘어나는데, 이같은 감세정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삼성 관계자는 “이날 강 회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반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사장단도 이를 의미있는 지적으로 받아들였다”며 “매크로한 측면의 글로벌경제 위기 진단은 매우 유익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던 지난 1월 청와대에 보고했던 ‘G20 정상회의 결과 발표’ 내용을 중심으로 화제를 이어갔으며, 일류국가 도약에 대한 신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상 기자 @yscafe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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