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의 수출을 위해 전력을 쏟고 있으나 지난 5월 인도네시아 수출 성사 이후 좀처럼 새 판로가열리지 않고 있다.
25일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 이스라엘, 이라크, 폴란드 등에 T-50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T-50의 수출 및 홍보 활동은 KAI와 공동개발업체인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역할을분담하고 정부 역시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정부는 세계 훈련기 수출의 가장 큰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 대해 올해 말까지 어느 정도 구체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내년 상반기에나 수출 성사 여부를 가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정부가 애초 지난 21일 국방획득이사회(DAB)를 열어 차기 훈련기(T-X)의 국외 구매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연기했기 때문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국방예산 삭감에 따른 연도별 재원배분 검토를 위해 T-X 국외 구매 여부를 연기한 것으로 안다”면서 “내년 1/4분기에 다시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노후 기종인 T-38 훈련기를 교체하는 데 있어 국외구매 쪽으로 결정하고 이럴 때 T-50이 유력할 것이라고 관측해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결정이 미뤄지면서 다른 국가와의 수출 논의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KAI 관계자는 “수량도 수량이지만 첨단 기술력을 보유하고 세계 최강의 공군력을 가진 미국의 결정이 다른 국가에 대한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제외하고 T-50의 수출을 기대해 볼만한 국가로는 이스라엘과 이라크, UAE가 꼽힌다. 이스라엘과 이라크의 무기조달 관계자들은 최근 방한해 우리 측 관계자들을 면담하고 T-50을 시승하기도 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스라엘과 이라크와는 가격 협상이 수출 성사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대를 거는 UAE측은 지난 6월 1차 우선 협상대상자로 이탈리아의 M-346을 결정했으나 이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가 UAE 측에서 제시한 구매 조건을 이행할 여건이 못돼 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KAI 측은 UAE와 이탈리아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만약 틈새가 벌어지면적극적으로 홍보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우 기자@dewkim2>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