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D-1…테마주들 ‘점입가경’
안철수硏 등 박원순 테마주차익실현 매물로 급락세 전환
한창·오텍 등 나경원 테마주
선거 하루 앞두고 급등세
재료소멸땐 주가회귀 불가피
실적·성장성부터 따져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서울시장 보궐선거이다 보니 증시에서 양 후보 관련주의 움직임도 점입가경이다. 24일까지 급등세를 보였던 박원순 후보 관련주는 차익실현으로 인해 급락하고 있는 반면 그동안 처져 있던 나경원 후보 관련주는 기세를 회복하고 있다. 선거 결과의 예측인지 차익실현의 전조인지는 분명치 않다. 하지만 실체가 없는 기대감으로 움직이는 선거테마주인 만큼 선거 결과라는 실체가 나온 후에는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4일까지 주식 투자자 사이에서는 마치 박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된 듯 안철수연구소 휘닉스컴 웅진홀딩스 풀무원홀딩스 등 박원순 관련주가 급등했다. 그런데 선거 하루를 남겨둔 25일 급락세로 바뀌었다.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동안 급등으로 만들어진 차익을 미리 실현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안철수연구소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이미 100배가 넘어섰다. 올 3분기까지 실적이 지난해 연간 전체보다 매출은 2.2배, 영업이익은 2.6배에 달할 정도로 좋다는 점이 주가 상승의 이유는 된다. 하지만 시가총액 2000억원도 되지 않던 회사가 채 석 달도 안돼 1조원짜리 회사로 바뀐 것은 실적모멘텀 이상의 재료, 즉 최대주주인 안철수 교수와 박 후보 간 연대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전체 주식 중 안 교수 지분 37.1%, 개인투자자 원종호 씨 지분 10.7%, 자기주식 14% 등 무려 61% 이상의 지분이 비유동주식이다 보니 일반투자자의 움직임에 따라 주가 변동폭도 컸다.
웅진홀딩스 풀무원홀딩스 등 다른 박원순 후보 테마주 역시 안철수연구소와 비슷한 이유로 급등했다가 같은 시기에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반면 그동안 주가가 되레 부진했던 나경원 관련주는 뚜렷한 반등이다. 한창이나 오텍 등은 25일 모두 큰 폭의 주가 상승을 보여줬다. 한창은 최승환 사장이 나 후보와 서울대 법대 동기라는 이유로 300원대 주가가 900원대에 근접하다 400원 초반까지 밀렸지만, 25일 급등으로 500원 회복 가능성을 높였다.
24일 주당 8000원선까지 내줬던 국내 최대 특수차량 제조업체인 오텍도 8000원선 회복에 이어 9000원선에 재도전할 정도로 강해졌다. 오텍은 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나 후보가 당선돼 장애인 관련 복지를 강화하게 되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그나마 합리적(?)인 테마주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갑자기 급등한 서울시장 테마주에 대해 어떻다고 평가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다만 실적이나 성장성과 상관없이 급등하는 테마주의 경우 분명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질 경우 당초 주가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허연회 기자 @dreamafarmer>
/ okido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