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가 사회공헌활동 방안과 기금 마련안을 놓고 끌탕을 앓고 있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권의 사회공헌활동 강화를 강하게 주문하면서 은행, 보험, 여신업계 등 1, 2금융권이 기금 조성 등의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지난 주 열린 금융연구원 주관 초청강연에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금융권의 사회공헌활동이 미약하다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업계가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사장단 회의를 개최해 기금을 얼마나 조성할지, 어떤 사업계획을 내야할지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급한 1,2금융권은 기금 조성 규모를 놓고 치열한 정보전 및 신경전도 펴고 있다.
2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1조원 규모의 사회공헌기금을 마련했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업계 전체가 갹출해 수백억원을 조성하려던 참이었는데, 은행과 기금 조성 규모가 너무 차이 나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20조원의 이익을 낸다고는 하지만 은행이 1조원의 기금을 조성한다면 우리 업계도 1000억원 가량은 조성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일부 금융회사는 은행권에 대한 반감도 나타나고 있다.
한 회사 관계자는 “은행쪽에서 금융권 공동으로 사회공헌활동 방안을 발표하자고 재촉하고 있다”며 “앞서 발표한 방안외 아무 방안이 없는 데, 은행권에서 오히려 재촉하고 있어 불쾌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공헌활동을 압박하는 당국 보다도 리더를 자처하는 은행권이 더 밉상”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손해보험업계는 지난 달 교통사고 유자녀, 독거노인 돕기 및 대학생 학자금 대출 등을 골자로 하는 사회공헌활동 계획을 발표했지만 금융당국이 미흡하다며 강도높게 질타하자, 오는 28일 사장단 회의를 열어 기금 마련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양규기자/kyk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