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셀렉트샵’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셀렉트샵? 도대체 셀렉트샵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아울러 편집샵, 멀티샵, 컨셉스토어 등 검색 포털에서 셀렉트샵과 연관 지어 나타나는 이 수많은 검색어들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일단 셀렉트샵은 편집샵, 멀티샵, 컨셉스토어, 멀티브랜드 스토어와 같은 뜻을 지닌 용어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이 모든 용어들이 혼재돼 사용되고 있다. 여러 브랜드의 제품들 중 해당 점포의 콘셉트와 분위기에 맞는 브랜드를 선택해 판매하며, 유명 브랜드나 디자이너의 제품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일반 로드샵들과 차이가 발생한다.
국내에는 지난 2000년 대 초반, 이미 오래 전 ‘유나이티드 애로우즈’ ‘빔스’ 등 셀렉트샵을 운영하고 있던 일본에서 힌트를 얻은 자본력을 갖춘 기업들에 의해 첫 도입됐다. 새로운 것과 ‘레어템’에 목마른 젊은 층에게 각광받으며 순식간에 퍼져 나가기 시작한 셀렉트샵은 좀 더 비싸더라도 독특하고 희소성 있는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와 딱 맞아 떨어졌다.
이런 흐름을 타고 셀렉트샵의 변화가 시작됐다. 일반 대중들에게는 셀렉트샵의 인식이 부족하던 2005년경부터 청담동 등 강남 일대에서는 명품 셀렉트샵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압구정동의 가로수길은 셀렉트샵들로 유명세를 떨치게 됐다. 디자이너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들로 구성된 ‘플로우(FLOW)’와 ‘므스크 샵’ 등으로 가로수길은 차별화된 로드샵 문화를 생성하게 된 것이다.
셀렉트샵의 변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008년 제일모직이 라이프스타일 콘셉트 스토어 ‘10 꼬르소 꼬모 서울(10 CORSO COMO SEOUL)’을 오픈하며 패션 제품에 한정돼 있던 셀렉트샵의 영역이 확장되는 동시에 온라인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이때부터 셀렉트샵은 더 이상 명품과 유명 해외 브랜드만이 아닌 ‘숨은 보물찾기’를 경험할 수 있는 특색있는 구색을 갖추게 된다.
‘에이랜드’와 ‘텐바이텐’이 그 대표적인 예로, 오프라인 셀렉트샵인 에이랜드는 신진 디자이너의 상품들과 빈티지 제품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복합적으로 갖춘 대형 셀렉트샵이다. 텐바이텐 역시 이름 있는 브랜드들만을 취급하지 않는다. 기발하고 독특한 아이디어가 숨어 있는 제품들을 소개하며 소비자들에게 믿을 수 있는 셀렉트샵으로 자리매김에 성공했다.
그리고 최근, 셀렉트샵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진화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더 이상 쇼핑만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셀렉트샵이 아니라 ‘감성적 복합 문화공간’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온라인에서 더욱 눈에 띈다. 특히 19일 론칭한 신개념 셀렉트샵 ‘29cm’는 텐바이텐의 기획력과 GS shop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색다른 셀렉트샵을 선보였다. ‘비욘드 클로젯’으로 유명한 고태용을 비롯한 차세대 신진 디자이너들을 비롯해 가능성과 재능은 있지만 빛을 보지 못했던 브랜드 위주로 감성과 그들만의 문화를 판매한다.
론칭과 함께 출시한 한정판 콜렉터블 박스 ‘블랙 에디션(Black Edition)’은 29cm를 대표하는 신진 디자이너 9명과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통한 것으로 각 브랜드의 스토리 및 모티브, 가치관 등이 담겨 있다.
또한 패션과 라이프, 문화 등 여러 가지 카테고리가 서로 복합적이고 유기적으로 얽혀진 29cm는 오는 22일과 23일 열리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GMF)’의 협찬사로 나서는 등 다양한 문화 행사에 참여하며 감성과 문화가 접목된 열린 공간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설 예정이다.
앞으로 셀렉트샵이 또 어떻게 변화할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가 없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과 소비자의 욕구에 따라 끊임없이 그 모습을 달리해 온 셀렉트샵이 결코 변화를 멈추지 않고 발전해 나갈 것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남민 기자/suntopi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