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예방 늦으면 후회
주부 김미자(58) 씨는 며칠 전 빨래를 널다 허리를 삐끗했다. 요통이 심해 병원을 찾은 김 씨는 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 압박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척추 압박골절은 단순 요통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골절 증세가 악화하면서 키가 눈에 띄게 줄거나 허리가 앞으로 크게 휘어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
대부분 환자는 골절이 발생한 뒤에야 자신이 골다공증이라는 것을 아는 경우가 많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전문의의 조언을 통해 골다공증의 상식과 예방법을 알아봤다.
▶50대 이상 척추 압박골절 예방 위해 키 체크해야=건강한 사람은 교통사고, 낙상사고 등 심한 외상으로 척추골절이 발생한다. 하지만 골다공증 노인은 살짝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주저앉는 가벼운 외상, 또 아무런 외부 충격이 없어도 골절을 입는 경우가 많다.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척추센터 허동화 교수는 “65세 이상 폐경 여성의 50%가 골절을 경험하며, 이 중 50% 이상에서 척추 압박골절이 발생하는 일이 많다”며 “처음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척추가 휘어지는 변형이 진행되면서 소위 말하는 꼬부랑 허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인인구 증가에 따라 최근에는 척추 압박골절 환자는 더욱 증가 추세다.
척추 압박골절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평소 골다공증검사를 받아둘 필요가 있다. 또 50세부터는 척추 골절 여부를 확인하려면 자신의 키가 줄어드는지 수시로 체크하며 관찰할 필요가 있다. 만일 짧은 시간에 눈에 띄게 키 차가 난다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은 대퇴부(넓적다리), 요골부(아래팔뼈)에도 흔히 발생한다.
▶45세 이상 뼈건강 주의를=골다공증이란 말 그대로 ‘뼈에 구멍이 생기는 병’이다. 뼈의 성분이 소실되면서 뼈조직이 얇아지고 엉성해져서 구멍이 숭숭 뚫리는 것이다.
우리 몸의 뼈는 가만히 있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 만들어지고 오래된 뼈는 녹아서 흡수된다. 어느 나이가 되면 새로 만들어지는 뼈보다 녹아내리는 뼈의 양이 많아져 뼈의 약화가 시작된다. 특히 45세 이상이면 뼈의 약화 정도에 따라 통증 및 골절 등의 위험이 발생한다.
골다공증은 주로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 많은 편이다. 칼슘 흡수를 증가시키고 뼈에서 칼슘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이 폐경으로 인해 갑자기 감소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노화는 활동력의 감소, 영양섭취 부족, 여러 종류의 효소와 호르몬 작용 감소로 인해 대사작용 저하를 일으키고 이는 뼈의 손실로 이어진다.
골다공증은 크게 노화가 원인인 1차 골다공증, 약물이나 다른 질환에 의한 2차 골다공증이 있다. 2차 골다공증은 당뇨병, 갑상선질환, 류마티스관절염, 그리고 각종 약물에 의해 발생한다.
을지의대 을지병원 류마티스내과 허진욱 교수는 “2차성 골다공증은 전체 골다공증의 20% 이하를 차지하지만 그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여성 지나친 다이어트 골다공증 유발=지나친 다이어트도 골다공증의 원인이 된다.
고려대 구로병원 내분비내과 류혜진 교수는 “너무 날씬하거나, 생리가 끊어진 경우, 심하게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은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운동을 하지 않거나 콜라와 커피를 자주마시고, 술ㆍ담배 등 건강에 나쁜 생활습관을 가진 여성은 발병률이 높다. 난소 제거, 소화장애, 심한 설사가 있는 경우, 갑상선 변이, 관절염 치료를 받는 경우 고위험군에 속한다.
골다공증은 주로 여성병으로 불리지만 최근에는 남성 환자도 꾸준하게 늘고 있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 교수는 “남성의 골소실(뼈의 밀도가 낮아지는 정도)도 나이에 비례해 증가 추세이고,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위험도도 50세 이상 남성에서 약 13%라는 보고가 있다”며 “골절로 인한 사망률은 여성이 15% 내외라면 남성은 그 배가 넘는다.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