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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전원명당-34)정선 운치리·덕천리 “동강이 피워내는 물안개…마치 선경에 온 듯”
강원도 정선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동강이다. 이 아름다운 동강이 정선을 지나 영월로 향하면서 아쉬운 듯 마지막 그려놓은 산수화가 있으니, 신동읍 운치리와 덕천리가 그 곳이다.

운치리는 정말 운치가 있다. 동강을 따라 형성된 마을로, 신동읍 중에서 가장 넓고 임야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운치리는 납운돌 마을의 운자와 돈이치 마을의 치자를 합해 운치리라 하였다. 또 동강 강물로 인해 물안개가 늘 산마루를 떠돌기 때문에 운치리란 이름이 붙었다고도 한다.

골이 깊어 옛날에는 세상을 등지고 은둔하는 사람들이 많이 살았다. 지금은 그 은둔의 비경이 알려지면서 관광객, 피서객 뿐 아니라 제2인생의 삶터를 찾으려는 예비 귀농인·귀촌인 들의 발길도 잦다.

운치리 자연마을로는 돈이치, 기일, 기곡, 얼음얼굴, 수동, 점재, 번평이 있다.

돈이치는 마을 주민들이 근면하고 인심이 후하기로 소문났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기일은 고지대에 자리 잡은 마을이라 일조시간이 길어 살기 좋다 하여 이름 지어졌다.

정선 운치.덕치리 위치도

기곡은 골이 깊다는 뜻이고, 얼음얼굴은 여름에도 얼음이 나온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수동은 큰 강물이 시원스럽게 흐르고 샘물이 많아 물 걱정이 없다는 뜻의 지명이다.

점재는 백운산 아랫마을로 마을을 갈 때 몇 개의 고개를 넘어야 갈 수 있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 번평은 홍수로 경지가 유실되기도 하고 옥토로 변하기도 해 그렇게 불렸다.

정선 산수화는 동강과 백운산(882m)이 화룡점정을 찍는다. 백운산에 오르면 동강의 진면목이 한눈에 드러난다. 이곳에서 동강의 물줄기는 정선과 영월 외에 평창까지 휘감아 흐른다.

덕천리 마을 전경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 문희마을 뒤 백룡동굴(천연기념물 260호)은 동강의 절벽 위에 위치한 석회암 동굴로 약 5억 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동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칠족령은 백운산 중턱에 위치한다. 평창과 정선을 잇는 칠족령은 험준한 고갯길로 옛날에 정선으로 부임하던 관리들도 이곳에서는 말이나 가마에서 내려 걸어야 했다고 한다.

동강은 칠족령 아래에 위치한 신동읍 덕천리 제장마을 앞에서 절벽에 부딪쳐 하얀 물결을 만들며 휘돌다 다시 오른쪽 절벽에 막혀 거의 90도로 꺾이는 장관을 연출한다.

운치리 점재마을
운치리 번평마을

덕천리 제장마을의 새벽은 물안개와 산안개가 피는 것으로 시작된다. 동틀 무렵 강물 위로 물안개가 연꽃처럼 피어오른다. 눈을 들어 산줄기를 바라보면 구름들이 산허리에 걸려 절경을 이룬다.

은둔의 비경이 하나씩 알려지면서 운치리·덕천리 지역은 영화·TV 촬영지로도 유명세를 탔다. 덕천리 제장마을은 KBS-2TV ‘해피선데이-1박2일’, MBC 월화미니시리즈 ‘넌 어느 별에서 왔니’의 촬영지로 전파를 타면서 방문객들이 부쩍 늘었다. 운치리 동강 변은 영화 ‘마지막 늑대’와 ‘화성으로 간 사나이’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인근 고성리엔 고성산성이 있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cafe.naver.com/r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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