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얼마를 버느냐보다 ‘얼마를 모아 놓았느냐’가 결혼을 결심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미국 프린스톤 대학의 대니얼 슈나이더 연구원은 축적된 재산이 많을수록 결혼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미 사회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Sociology)에 발표했다.
슈나이더 연구팀은 미 청소년 추적조사(National Longitudinal Survey of Youth) 자료를 바탕으로 결혼에 관여하는 사회ㆍ경제적 요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자동차 소유와 금융자산을 포함한 축적된 재산 수준이 결혼을 결심하도록 하는 요인 중 30%를 차지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현재 얼마를 버는지 등 현 수입수준과 교육수준, 고용상태, 사회보장 등은 결혼 결심요인 중 20% 미만으로 축적된 재산에는 훨씬 못미쳤다.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결혼을 결심하는 데 있어 축적된 재산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나이더 연구원은 “현재 얼마나 벌고 얼마나 배웠나 보다는 얼마를 소유하고 있는가가 결혼에 진입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저소득층에 대한 결혼 불이익이 대를 이어 계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점을 갖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1980년~200년 사이 25~29세에 결혼한 백인여성은 13% 감소한 68%로 나타났지만 흑인여성의 감소율은 25%나 돼 38%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대의 가난이 대물림돼 후대의 결혼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경제력과 교육수준에 따른 결혼차별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으며 흑인과 백인 간의 결혼율 차이도 점점 더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결혼은 백인을 위한 것인가’(Is Marriage for White People?)란 책이 출간돼 다시 한번 이러한 논쟁에 도화선을 제공했다.
슈나이더 연구원은 “모인 돈의 액수가 아주 작다 할지라도 저소득층 남녀가 결혼을 결심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저소득층이 자산을 모으도록 돕는 정책적 프로그램 가동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