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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전의 굴욕
10원, 50원, 100원, 500원. 동그란 모양의 동전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다. 책상 한귀퉁이에 자리잡은 돼지저금통으로 부터나 환영 받을뿐 시중에선 누구나 피하는 말 그대로 천덕꾸러기다. 휴대하기 번거롭고 이동할 때면 동전끼리 부딛치는 소리가 시끄럽고 싼티가 나 창피하다는 이유다.

최근 상품 가격이 고가화되면서 동전의 쓰임새가 크게 줄어든 것도 동전을 천덕꾸러기로 만든 또 다른 이유다. 신용카드 거래가 대중화된데다 동전 수급고 거래가 다소 불편한 점도 동전을 꺼리는 한 대목이다. 요즘 유통가엔 동전을 외면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아예 동전 거래를 없애려는 소매점도 있다. 실제로 동전중에 가장 큰 500원으로는 과자 하나조차 구입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이 때문일까. 롯데슈퍼는 13일 부터 상품을 현금 결재할 때 발생하는 1000원 미만의 동전 거스름돈을 포인트로 적립하려는 서비스를 도입한다. 이 서비스는 롯데맴버스 회원이 포인트 적립을 원하는 경우에만 이용할 수 있다는 게 롯데슈퍼측 설명이다. 이렇게 적립된 롯데포인트는 롯데슈퍼를 비롯한 36개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롯데슈퍼와 같은 슈퍼마켓은 대형마트에 비해 현금 결제 비율이 높다. 카드 거래가 활성화 되어 있는 요즘에도 슈퍼마켓 고객의 1/4이 현금 결제다. 롯데슈퍼의 경우 매월 10억원의 동전을 거스름돈으로 준비하고 있다. 환전 및 유통에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되고, 환수율도 낮아 비생산적이다.

이처럼 롯데슈퍼 측은 동전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동전 거스름돈 대신 포인트 적립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큰 이유는 소비자와 매장 캐셔 모두가 동전 거스름돈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물론 롯데슈퍼가 외형적으로 말하는 이유도 맞다.

국내에선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동전의 활용도는 점점 낮아지고 사회적 비용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0년의 경우 발행 동전 70억원중 환수된 동전은 3억7000만원으로 환수율이 겨우 5.3%에 불과했다. 10원짜리 동전 하나를 만드는데 40원의 비용이 소요가 될 만큼 동전의 유통과 발행은 비효율적인 셈이다.

동전은 화폐 구조상 꼭 필요하지만 많이 사용될수록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유통업체들이 동전의 실물거래를 줄이는 묘안을 짜내고 있다. 동전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최남주 기자 @choijusa>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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