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범행은 성공이었다. 그것도 서울 성북동 소재 이봉서(75) 단암산업(주) 회장의 자택을 턴 겁없는 도둑이다.
지난달 27일 성북구 성북동 소재 이봉서(75) 단암산업㈜ 회장의 자택에 도둑이 든 시각은 오후 2시30분께였다.
CCTV가 즐비한 성북동 부촌에서 한낮의 범행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 시각 이 회장의 집 대문은 열려있었다, 사건 발생 직전 택배가 배달되면서 현관문이 열린 채로 있었는데, 범인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집 안으로 잠임했던 것.
사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가사도우미만이 집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니 범인의 범행도 수월하고 대담해졌다.
범인은 집안에서 다이아몬드와 순금 거북이를 비롯해 5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쳐 달아났다. 범인이 집을 빠져나갈 때까지도 가사도우미는 도둑이 들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보통 부유층 저택의 도난 사건의 경우 조용히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도난 사실을 인지한 피해자 측에서 즉시 신고한 사례로 도난 물품 가운데 값비싼 귀금속이 포함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주요 용의자로 지난 1997년 서울 성북동과 한남동 등 고급 주택가에서 재계 주요 인사들의 집을 돌아다니며 잇따라 절도 행각을 벌인 정모씨를 염두하고 있다.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정씨로 추정되는 인물을 포착한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정씨의 소재를 쫓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용의자로 지목된 정씨는 1997년 형과 함께 재계 인사들의 집에서 수억원대 금품을 턴 혐의로 붙잡혀 복역하다 지난 7월 출소했다.
이봉서 회장은 6공화국 시절인 1988~1990년 동력자원부 장관과 1990~1991년 상공부 장관을 지냈고 현재는 단암산업㈜ 회장과 한국능률협회 회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전 대표와 사돈지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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