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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적은 늘었는데…기업들 더 짜졌다
삼성전자 매출 증가 불구 광고비·접대비 등 10% 줄여…장기적 영업력 저하 등 부작용 우려도
올해 상반기 국내 대기업들이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매출액 대비 인건비, 광고비, 접대비 등의 판매관리비율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와 항공업체 등 12개 기업은 매출이 늘어났는데도 판관비 자체를 줄이는 ‘마른수건도 짜는’ 비상경영을 펼쳤다. 연초부터 본격화된 유럽 재정 위기,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로 옮아갈 수 있다는 판단아래 비상경영을 상시화 한 것이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긴축경영의 한 흐름이지만 판관비 감축은 향후 영업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고, 당장 산업연관 효과를 희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기업분석기관인 한국CXO연구소는 11일 국내 100대 상장사(매출액순, 금융사 제외)의 올해 상반기 판관비 현황을 조사한 결과 64곳의 판관비율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고 밝혔다.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판관비가 5조202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5조8142억원에 비해 10.5% 감소했다.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51조7700억원) 보다 약 7.6% 증가한 55조7086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는 되레 크게 줄였다. 이에 판관비율은 11.2%에서 9.3%로 1.9%포인트 내려갔다. 

삼성SDI와 삼성전기 역시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4%, 13.6% 증가했으나 판관비는 각각 9.7%, 8.7% 줄었다. 양대 항공사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의 올해 상반기 판관비는 6017억원으로 작년 동기(6188억원) 보다 2.8%, 아시아나항공은 3095억원에서 2998억원으로 3.1% 감소했다. 올 상반기 매출이 줄어든 LG전자도 판관비가 1조7852억원에서 1조6361억원으로 8.4%가 줄었다.

매출을 올리기도 쉽지 않은 대외 위기 상황에서 대기업조차 판관비를 감축해서라도 이익을 더 내 손실을 줄이려는 경영 패턴을 유지한 것이다. 판관비는 기업의 유지와 관리에 필요한 비용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매출 총액에서 판관비를 빼면 통상 영업이익이 된다. 다만 판관비 감소가 일시적인 수익성 증가에는 도움이 되지만 영업력 저하 등의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급여, 복리 후생비가 들어가는 인건비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엔 임직원들의 사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오일선 소장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수출 주도형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에서 판관비를 줄여서라도 실질이익을 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이 같은 비상경영 기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대연기자 @uheung>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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