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현 정부 고위인사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폭로한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10일 세 번째로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일 신 전 차관을 불러 이 회장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17시간 동안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심재돈)는 지난 7일 이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와 전날 소환조사한 신 전 차관의 조사 내용을 토대로 이 회장을 상대로 신 차관에게 제공한 금품이 대가성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예정이다.
검찰은 이 회장 주장대로 신 전 차관에게 10여년간 10억원대의 현금과 상품권 등을 준 사실이 있는지, 또 실제 금품이 건네졌다면 그 과정에서 부정한 청탁이나 구명로비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신 전 차관에게 건넸다는 SLS그룹 법인카드를 신 전 차관이 사용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면세점 등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또한 이 회장이 줄곧 진실을 밝혀달라고 요구해온 지난 2009년 SLS그룹 워크아웃 과정에서의 ‘기획수사’ 의혹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한편 이 회장은 9일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의 수사에 불만을 표시하며 “신 전 차관이 나를 고소하거나 내가 검찰에 구속될 때, 또는 검찰이 축소ㆍ은폐하려는 시도를 보인다면 ‘비망록’을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비망록에는 신 전 차관과 박 전 차관 등이 아무도 모르게 어딜 다녀온 이야기, 검찰 이야기 등이 상세히 적혀 있다고 이 회장은 밝혔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