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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죤 회장님도?...되풀이되는 ‘보스를 지켜라’
이은욱 전 피죤 사장에 대한 청부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이윤재(77) 회장이 5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두했다. 신분은 피의자다.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로한 탓일까. 아니면 선처를 바란 위장술인가. 이 회장은 이날 오후 환자복 차림에 마스크를 쓰고 부축을 받으며 강남경찰서로 들어섰다. 경찰은 이 회장을 상대로 조직 폭력배를 동원해 폭행을 사주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대기업 회장들은 애처러운 출두 장면은 계속 되풀이 되고 있다. 오죽하면 최근 드라마에서 조차 이 같은 모습을 그대로 그렸을까. 최근 끝난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에서 DN그룹 회장 역을 맡은 탤런트 박영규씨는 휠체어로 검찰과 법원을 오갔다. 그러다가 모 기자의 질문에 무심코 휠체어에서 일어났다가 톡톡이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피죤 창업주 이윤재(77) 회장이 5일 환자복 차림으로 서울 강남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휠체어는 기본, 구급차는 선택? ...눈만 내놓은 채
지난 1월 12일 서울 서부지검.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의 모친인 태광산업 이선애 상무(82)의 검찰 출두를 기다리던 기자들은 순간 눈을 의심했다. 이선애 상무가 구급차용 침대에 실려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는 침대에 앉은 채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마스크까지 한 차림이었다. 이호진 회장 모자는 지난 6월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서부지법으로 출두할 때도 나란히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 눈길을 끈 바 있다.

이같은 ‘휠체어 출두’의 역사는 1997년 외환위기의 한 원인을 제공한 한보그룹 사태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은 휠체어에 몸을 실은 채 청문회장과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강렬한 첫인상이었다. 이는 ‘휠체어 출두’의 원조격이라 할 만한 모습으로 당시 정 전 회장은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2002년 특별사면됐다.

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역시 해외도피 끝에 구속 수감된 이후로는 노상 링거를 꽂고 휠체어를 탄 채 법정에 등장한 것으로 기억되고 있다. 박연차 태광산업 회장 역시 휠체어를 이용했다.


▶ ‘목발’에 ‘마스크’=지난 5월 1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는 연예계 스타가 등장했다. 해외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된 방송인 신정환(36)이다.
이날 신정환은 모든 혐의를 인정했으나 당당히 걸어나갈 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다. 오른쪽 다리에 금속판 3개와 나사못 30개를 박는 대수술을 받은 뒤라 걸음이 불편했다. 신정환은 때문에 목발을 짚었다. 이미 언론을 통해 재활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할 경우 영구장애로 남을 수 있다는 진단이 보도됐기에 신정환의 이 차림은 어색하지 않았다. 이날 검찰은 신정환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이태형ㆍ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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