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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전원명당-27)부여② 반교·주암리 “산 병풍에 둘러싸인 풍수명당…유유자적한 삶터로 제격”
부여의 지세는 충청남도 내 다른 시·군과 마찬가지로 대체로 완만한 평지로 이뤄져있다. 전체적으로 야트막한 산과 농지가 펼쳐져 있어 호젓하고 독립적인 전원 분위기와는 약간 거리가 있다. 

하지만 서북쪽에 위치한 외산면과 내산면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비록 거산고봉은 아니지만 제법 규모 있는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전원입지로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먼저 외산면을 보자. 외산면은 서북쪽으로 청양군과 보령시와 접해있다. 그 경계지에 성태산(624m), 문봉산(632m), 만수산(503m), 아미산(635m), 장군봉(598m), 월명산(543m) 등이 팔을 벌려 감싸고 있는 형국이다. 산간지역인 강원도처럼 해발 1000m 안팎의 높고 장대한 산은 아니지만 전원생활을 즐기기에는 오히려 적당한 크기의 산들이다.

외산면의 중앙부에는 웅천이 흘러 면을 동서로 2등분한다. 웅천 주변은 논농사가 이뤄지며, 나머지는 밭 작물이 생산된다.

외산면에는 무량사와 만수산자연휴양림 등 전원생활을 즐기기에 좋은 곳들이 많다. 만수산 기슭의 울창한 숲속에 위치한 무량사는 부여에서 가장 큰 절로 극락전, 5층 석탑, 석등, 당간지주, 김시습 영정, 부도 등 많은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다. 부여군청의 한 관계자는 “조선시대 생육신의 한 사람인 김시습이 더러운 무리들과 어울리는 것이 싫어, 물 맑고 송림이 울창한 이곳에 와서 살다 세상을 떠났다고 전해진다”말했다.

부여군 외산면 반교리.내산면 주암리 위치도

만수산자연휴양림은 차령산맥의 마지막 영봉인 만수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경관이 수려하고 노송과 천연림이 조화를 이루어 각종 야생조수가 서식하고 있어 맑은 공기와 함께 자연에 묻혀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외산면에서의 전원입지로는 반교리가 손꼽힌다. 반교리는 아미산 중산간에 위치하며, 동쪽에는 반교천이 흐르고 반교소류지가 있다. 특히 각 집마다 울타리를 돌로 쌓아 만든 반교리 돌담마을은 찾는 이들이 제법 많다.

자연마을로는 금반형, 도팍굴, 배나무골, 반교리 등이 있다. 금반형은 금반형의 명당이 있다 하여 이름 지어졌고, 도팍굴은 근처에 돌이 많이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반교리는 널로 다리를 놓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외산면사무소가 있는 만수리나 무량사 앞 무량마을의 경우 모텔, 여관, 식당, 노래방, 단란주점 등이 뒤섞여 있는 유원지로 변해 전원입지로는 부적합한 환경이다. 

외산면 만수산자연휴양림 전경
외산면 반교리 돌담마을 모습

내산면은 북쪽으로 축융봉(456m), 월하산(422m)이 우뚝 서 있고, 면의 중앙부를 구룡천이 남동류한다. 구룡천 주변으로 일부 논농사가 이뤄지고, 대부분은 밭작물을 생산한다.

내산면의 전원입지로는 주암리가 꼽힌다. 특히 천연기념물(제320호)로 지정된 주암리 은행나무는 영목으로 불린다.

이 은행나무가 있는 녹간마을의 한 주민은 “전설에 의하면 538년(성왕 16) 사비천도를 전후해 당시 좌평 맹 씨가 심었다고 전하며, 전염병이 돌 때에도 이 마을만은 화를 당하지 않았으므로 이 나무를 영목으로 여겨왔다”고 말했다.

내산면 자연마을로는 녹간, 숙골마을 등이 있다. 녹간마을은 목마른 사슴이 물을 마시는 형국이라 해서 녹간마을이라 불리며, 숙골 마을은 산이 쑥 나왔다 해서 붙여진 지명이라고 한다.

인근 미암사에는 거대한 와불(누워있는 불상)과 쌀바위가 있다.

내산면 주암리 마을 모습
내산면 주암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cafe.naver.com/r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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