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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의 대중문화비평> 엇갈린 심사점수·문자투표…반전의 반전 KBS‘탑밴드’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KBS ‘탑밴드’가 8강전을 통해 준결승 진출 4팀을 가렸다. 특이한 것은 전설이라 생각되는 뮤지션의 곡을 자신의 색깔로 소화하는 미션인 8강전 4게임 중 톡식-2STAY전을 제외한 세 경기는 모두 심사위원의 평가를 시청자의 문자투표가 뒤집어 반전이 일어났다는 점이다. 8강전 생방송부터 심사비율은 심사위원 점수 50%와 문자투표 50%로 구성됐다.

산울림 김창훈의 ‘Shock’을 발라드 느낌으로 소화한 톡식은 2STAY와의 대결에서 심사위원 점수로 362점 대 302점으로 이기다가 시청자투표까지 합산하자 706점 대 332점으로 완벽하게 승리를 거두었다. 까칠한 심사위원 송홍섭도 95점을 주었다. 톡식은 강력한 우승자로 점쳐지고 있다.

롤링스톤스의 ‘페인트 잇 블랙’을 선보인 게이트플라워즈는 아이씨사이다에 심사위원 점수로는 329 대 341로 뒤지다가 시청자 문자투표 합산 결과, 603 대 466으로 역전했다. 봄여름가을겨울은 게이트플라워즈에 60점이라는 극히 저조한 점수를 줘 많은 뒷이야기를 남기기도 했다.


POE도 WMA에 308 대 330으로 뒤졌다가 문자투표 합산 554 대 483점으로 4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역시 연주밴드인 제이파워는 남미음악을 하는 라떼라떼에 320 대 336으로 뒤졌으나 시청자투표 합산 결과 590 대 465로 역전했다.

왜 이처럼 심사위원과 시청자 정서가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일까. 둘 간의 괴리는 관점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일반인들이 듣기 좋고 편안하며 보컬 위주의 심사를 한다면 심사위원들은 밴드를 미세하게 해부하고 분석한다는 점이다. 이 상황을 놓고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려는 것은 아니지만 시청자 정서를 심사위원들도 곱씹어볼 만한 것만은 사실이다.

‘탑밴드’에서 16강전에 올랐다는 것은 연주 테크닉과 보컬이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후부터는 나무보다는 숲을 더 주시할 필요가 있다. 8강전, 4강전에서도 계속 기타 리프가 어떻고, 드럼 비트가 어떻다는 식의 심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미경으로 깊게 파고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술성과 창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심사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자작곡에 대한 소화능력을 보는 과정이 4강전이 아닌 16강전부터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몇몇 심사위원들은 대중들과 소통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대중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못 보는 중요한 면들을 전문 심사위원들이 끄집어내 설명함으로써 이해를 도와준다면 전문가 심사야말로 문자투표와 ‘윈윈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의 취향과 안목이 반영된 심사를 뒤집기 위해 대중들이 적극적으로 문자투표에 참가하는 ‘탑밴드’의 현행 심사 모양새는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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