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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월가 점령 시위 전국 확산 조짐
미국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월스트리트의 자본주의에 반발하는 시위가 3주째 접어들고 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월가 시위의 기세는 수그러들기는커녕 오히려 미 전역으로 퍼져 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월가 시위대는 맨해튼 금융지구에 진을 치고 지난 2주간 시민들이 가져다준 음식을 먹고, 이동식 발전기 전원에 연결된 노트북을 쓰며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점령된 월스트리트저널’이라는 이름의 독자적 신문을 발간하고 임시병원까지 운영하고 있다.

1일 시위대원 700여명이 브루클린 다리를 건너려다 통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지만 시위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들 가운데 8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를 점령하라’는 이름의 자체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이 시위대는 당초 브로드웨이에서 조금 떨어진 사설 주코티 공원에서 노숙하는 10명 이하의 대학생들에서 비롯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시위대 규모가 늘고 뉴욕시뿐만 아니라 동부의 보스턴, 로드아일랜드의 프로비던스, 서부의 로스앤젤레스 등 미 전역에서 동조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주로 기업의 탐욕, 사회 불평등, 기후변화 등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참가자의 연령도 대학생을 넘어 다양한 세대와 직업군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2일에는 뉴욕 공립학교 교사들이 주코티 공원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위는 확산되고 있지만 대체로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뉴욕 경찰은 정기적인 순찰과 모니터링만 할 뿐 아직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3일 CNN방송에 따르면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를 본떠 ‘시카고를 점령하라’ ‘로스앤젤레스를 점령하라’ 등의 웹사이트가 잇달아 출범하고 있다. 시애틀 시위대 웹사이트는 성명에서 전국적 시위와 관련해 “지도자가 없는 저항 운동으로서, 피부색과 성, 정치 신조가 각기 다른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공통점은 1%의 탐욕과 부패를 우리 99%가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코넬 웨스트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번 시위 확산과 관련해 “‘아랍의 봄’에 응답하는 ‘미국의 가을’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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