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분단과 통일의 아픔, 그리고 그 열망을 순정한 시어(詩語)로 담아 온 문단의 원로 김규동 시인이 28일 오후 2시50분 폐렴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6세.
1925년 함북 종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4년 경성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38선 이남으로 내려왔다. ‘후반기’ 동인으로 활동한 초기에는 모더니즘을 표방하며 물질 문명을 비판하는 작품들을 발표해 오다 1970년대에는 민주화운동에 적극 참여,현실비판적인 시를 주로 썼다.
‘나비와 광장’ ‘죽음 속의 영웅’ ‘오늘밤 기러기떼는’ ‘길은 멀어도’ ‘느릅나무에게’ 등 시집 9권을 비롯해 ‘새로운 시론’ 등 평론집과 ‘지폐와 피아노’ 등 산문집이 있다. 지난 2월에는 60년 시활동을 집약한 ‘김규동 시선집’을, 3월에는 자전에세이 ‘나는 시인이다’를 출간했다.
은관문화훈장과 만해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지난 6월에는 대한민국예술원 수상자로 선정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강춘영 여사와 3남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이며 발인은 내달 1일 오전 8시. 문인장으로 치러진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