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서 더 빛나는 수익률…이용 메리츠자산운용 팀장
자산 변동성 대비 ‘MIRI’ 전략 구상8월 폭락장서 손실률 -1.74%로 선방
지난달 초 70년 만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촉발된 경제위기 재발 우려로 글로벌 증시는 한 달 새 20% 안팎 급락했다. 노후 생활비 마련을 위해 많은 투자자들이 선택했던 월지급식 펀드에서도 원금손실이 잇따라 발생했다.
다만 폭락장 속에서 유독 빛을 발한 펀드가 있었다. 지난 폭락장에서 주식형 월지급식 펀드 가운데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메리츠스마트월지급식’ 펀드다. 이 펀드는 폭락장(8월 2~12일)에서 시장 손실률 -1.74%로 시장(KOSPI200 -17.08%) 대비 하락률을 10분의 1 수준으로 선방했다.
이 펀드의 매니저인 이용〈사진〉 메리츠자산운용 AI운용팀장은 “월지급식은 투자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험자산에 투자했을 때 하락 위험을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느냐가 장기투자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메리츠스마트 펀드는 하락 위험의 통제를 위해 매니저의 주관적 판단이 아닌 ‘MIRI’(미리: Meritz Information Ratio Index)로 명명된 미리 짜인 논리 전략에 따라 운용되도록 한 퀀트 펀드다. 미리 전략은 자산의 변동성 대비 수익률 값을 계산해 이 값이 1 이상이면 시장이 올라간다고 판단해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하락할 때는 선물 매도를 통해 주식비중을 0%까지 낮춘다. 이 전략을 짠 인물이 이용 팀장이다.
그는 “이 전략은 하락장에서 방어를 잘해서 상승할 때 업사이드(초과수익)를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로 리스크, 미디엄 리턴’(저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라고 보면 된다. 기대수익률은 정기예금 플러스(+) 300~500bp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금융공학을 전공한 뒤 채권평가사, 운용사, 증권사, 생명보험사 등을 두루 거쳐 올 3월에 메리츠자산운용에 합류했다. 다양한 금융업권을 경험한 덕에 높은 수익률만이 운용업의 최고 가치가 아니라 손실위험을 최대한 줄이면서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옳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는 “운용업으로 돌아오면서 여기서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가치가 뭔가를 고민했다. ‘잃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줄인 편안함을 주는 것이 최고의 고객 감동이라고 생각했다. 메리츠스마트 펀드는 그런 콘셉트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월지급식 펀드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채권형 상품도 하락 위험은 낮출 수 있지만 메리츠 스마트 펀드는 주식시장에 투자하기 때문에 장이 좋을 때는 초과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것도 차별화된 장점이다.
이 팀장은 “금융위기 이후 위험회피 성향이 굉장히 높아졌지만 여전히 고객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수익률은 있다.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가 인기를 끄는 이유다. 미리 전략은 이런 점에서 헤지펀드와 성격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jwchoi@heraldcorp.com
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