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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짝’의 흥행비결은 ‘매칭기술’…어떻게 뽑나?
SBS ‘짝’이 연일 논란이다. “돌싱 여자5호가 에로배우였다”는 주장에 이어 지난 달 31일 방송된 ‘짝’에 출연한 “여자6호가 불륜녀”라는 주장이 제기돼 게시판이 폐쇄 위기까지 맞은 것. 연출을 맡은 남규홍PD는 “여자6호가 논란의 주인공은 맞지만, 사실관계는 입장차가 있다”며 “당분간 게시판을 폐쇄하지 않고 두고 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출연자의 인신공격성 신상털기가 도를 넘는 수준으로 가열되면서 ‘짝’의 출연자를 어떻게 뽑는 것인지, 그 기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달 26일 ‘짝’ 면접장. 논란의 중심에 선 ‘짝’의 출연자 면접에 직접 참관해봤다.

“본인이 모태솔로예요? 연애를 한 번도 안해봤어요? 첫키스는 해봤어요?”

짝을 찾겠다며 면접장에 나타난 28세 남성은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에 연애를 못했다. 성격이 조용해서 늘 혼자 속앓이를 하는 스타일이다. 첫키스 못해봤다. 착하고 현명하고 ‘천상 여자’인 여성을 만나고 싶다”고 답했다. 


스키, 노래, 수영, 사진찍기 등 주로 혼자 하는 것을 즐긴다는 이 남성은 훤칠한 외모와 큰 키를 자랑했지만, 연애경험이 없었고 올해부터 생각이 바뀌어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

오토바이 타는 것을 좋아한다는 31세 남성은 “7년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7년간 익숙해지니까 다른 사람을 못 만나겠다”며 ‘짝’에 출연을 희망했다. 금색 구두를 신고 면접 내내 활기찬 모습을 보인 이 남성은 “사람들이 나를 놀게 생겼다고들 한다. 그래서인지 노는(?) 여성과 주로 어울릴 것으로 보는데 그렇지 않다. 상당히 보수적이다. 단아하고 말을 잘 듣는(?) 여성이 좋다”고 고백했다.

‘짝’의 출연 경쟁률은 대략 10대1이다. 면접 때는 대부분 여자친구를 사귀거나 헤어진 경험, 짝을 찾고자 하는 절실함을 묻는 질문이 많았다. 짝은 ‘6박7일’이라는 방대한 촬영과 함께 편집이 이뤄지므로, 주말과 휴일을 가리지 않고 짬나는대로 수시로 면접이 이뤄진다. 매주 100~120명이 면접을 보며, 이 중 약 10%인 12명 정도가 매주 출연한다. 지금까지 면접한 사람만 2800명이 넘는다.

선남선녀가 서로의 짝을 찾는 과정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짝’은 기본적으로 속물적인 속성을 지닌다. 그래서인지 말들이 많다. 특히 출연자 선정 기준과 신상털기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대본 없이 약 12명의 남녀가 짝을 찾기 위해 6박7일간 합숙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담아내는 ‘짝’의 흥행비결은 기본적으로 매칭 기술에 있다. 매주 방송을 보면 대체로 외모가 뛰어난 남녀에게 관심이 집중되며 성격이 좋은 남자나 여자, 밉상 캐릭터, 개성이 강한 남자 등이 보조를 맞추는 격이다. 얼핏보면 이런 캐릭터를 염두에 두고 출연자를 뽑은 건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든다.


남규홍 PD는 출연자 선정 기준에 대해 “남녀 간 활발하게 화학작용이 일어날 수 있을지, 어떤 매력을 갖췄는지를 가장 많이 본다. 짝을 찾고자 하는 절실함도 바탕이 되어야 한다”며 “출연자 선정과정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절실함과 개성, 매력을 갖추고 서로 매칭이 잘 이뤄질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매력지수’가 최우선이다. 예컨대 짝 8기 남자 1호로 출연했던 ‘의자왕’처럼 외모와 학벌, 성격 등 모든 매력을 다 갖춘 사람은 1순위 섭외 대상이다. 짝 11기 ‘한번 더 특집’에 출연 중인 남자 6호처럼 개성이 매우 강한 사람이나 외모, 학벌, 직업, 집안, 성격 등등에서 어느 것 하나가 빠진 경우라도 고민이나 갈등을 유발하는 캐릭터라면 합격이다. 이번에 논란이 된 12기 여자 6호는 뜻하지 않은 신상털기의 희생양이 돼버렸지만, 전에 없던 헌신적인 ‘천사표’ 이미지로 부각돼 눈길을 끌었다.

섭외는 면접 이후 즉시 이뤄지지는 않는다. 몇 달 전 면접을 봤더라도 추후 매칭이 되는 상대방이 나타나면 뒤늦게 섭외가 되기도 한다. 섭외가 결정되면 졸업증명서나 재직증명서 등 서류 확인 절차가 이뤄진다. 섭외는 방송일 기준 약 두세 달 전에 이뤄지며 한 달 전에는 촬영이 완료돼 편집이 시작된다. 편집은 6㎜ 카메라 테이프 100여개와 ENG 카메라 테이프 200~300개를 두세 번에 걸쳐 70분에 담아낸다.

올 3월 5~6%대 시청률로 방송을 시작한 ‘짝’은 지난 달 24일 방송에서 처음으로 경쟁 프로그램인 MBC ‘황금어장’을 제쳤다. TNS 기준 12.1%의 시청률로 황금어장을 0.5%포인트 차로 근소하게 앞선 것.

남 PD는 “짝을 찾는 과정이다 보니 기본적으로 욕을 먹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며 “아직 갈 길이 먼데 시청률 15%를 먼저 찍는 쪽이 이길 것 같다”고 말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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