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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yle]가을, 남자는 ‘기억’을 입는다- 남성복 F/W 경향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90년대 가요, 90년대의 인기스타들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엔 홍대ㆍ신촌 등지를 중심으로 90년대 ‘무도회장’에서 한참 유행하던 음악과 스타일을 재현하는 카페도 생겨났다. 패션에서 90년대의 키워드는 모던함이다. 90년대의 감성은 기본적으로 실용성과 단순함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올봄 남성복 트렌드가 바로 90년대식 모던한 감성이었다면, 올가을 남성복은 한 발짝, 아니 한 열 발짝쯤 돌아갔다. 7080, 그 순수한 기억의 원천으로 남성복이 회귀했다.


▶기억의 원천, 70~80년대 체크무늬 귀환=70~80년대 복고풍 스타일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체크무늬 패턴이 주목받고 있다.

캠브리지멤버스 최경복 실장은 “지난봄에는 네이비를 기조로 한 솔리드 패턴이 유행을 했지만 이번 가을에는 7080무드가 트렌드로 급부상했다”며 “현대적인 슬림핏으로 보디라인을 살려주면서도 클래식한 체크패턴이 유행을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행은 돌고 돈다. 솔리드 패턴이 슈트 시장을 한동안 평정하더니, 이제 (사실은 새로울 것 없는) 체크 패턴이 새로운 느낌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 또 깅엄, 윈도페인, 글렌체크 등 다양한 체크 패턴이 등장해 함께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은은한 광택감의 실크 혼방 소재에 캐시미어, 밍크 등의 고급 특수모가 혼방된 고급스러운 소재가 많은데, 코트나 재킷은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알파카나 앙고라 혼방 소재가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쳤던 지난겨울 탓에 더욱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지오투 변선애 실장도 “스코티시 풍의 타탄체크 패턴과 트위드 소재가 유행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을, 남자의 색은 ‘그레이의 톤온톤(Tone on tone)’=이번 시즌 컬러 콘셉트는 회색조의 네이비와 같은 어두운 컬러를 기본으로 퍼블 네이비, 가지색 등이 기본 컬러로 사용될 전망이다. 전반적으로 톤 다운된 컬러에 악센트를 더하기 위해 레드와 오렌지 등이 활용되며, ‘은갈치’를 연상시키는 광택감 도는 회색 슈트는 올가을 슈트시장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가을이라는 시즌을 반영해 보다 컬러는 차분해졌고, 그 위에 생기를 더하기 위한 악센트 컬러만이 존재한다.

사실 슈트의 컬러는 네이비와 그레이가 기본인데, 특히 이번 시즌엔 그레이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약간의 톤(Tone)의 차이를 준 그레이 컬러로 톤온톤 코디네이션이 한층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착장을 연출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 컬러로는 그린, 카키 등의 가을 느낌을 나타내는 컬러와, 레드, 오렌지, 펌프킨(호박색) 등 에너지 넘치는 컬러들이 등장해 그레이 컬러와 조화를 이뤄줄 것.

▶동시대 패션의 대세는 결국 ‘슬림핏’=7080이니, 복고니 뭐니 해도, 결국 현대의 흐름은 ‘날씬한 몸’이다. 따라서 동시대 패션의 전체적인 경향에 영향받아 슈트 역시 슬림한 핏(Fit)이 강조되고 있다. 단순히 ‘슬림하다’, ‘날씬하다’라는 느낌 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한층 발전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는데, 격식이 느껴지는 슈트의 실루엣에서도 편안함과 활동성을 위한 과학적인 라인들이 숨겨져 있는 것. 


어깨 패드나 심지 등 부자재를 최소화해 가볍고, 부드러운 실루엣을 강조하면서 활동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로가디스컬렉션의 김나라 디자인실장은 “슈트와 재킷에 기본적으로 슬림한 실루엣을 살리면서,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스타일이 강조되는 것이 특징”이라며 “활동성을 위한 여러가지 시도들이 보이는데, 특히 스트레치 소재의 사용은 좋은 핏을 위한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슬림 핏’이 강조되면서 유행의 뒤켠으로 밀려났다가 드라마 남자 주인공들을 통해 지난봄부터 조금씩 보여졌던 스리피스 스타일도 올가을 다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듀크 오브 윈저 슈트’는 당대의 유행하던 윈저만의 슈트 스타일을 재해석하여 입체 패턴을 통한 잘록한 허리 라인과 바지 허리의 코르셋 기능 등으로 올바른 자세와 편안한 착용감을 도와준다. 이는 또 긴장감을 부여하여 자신감 있는 남자의 행동과 움직임을 돋보이게 해준다.

토털 남성복 지오투 역시 슬림한 핏으로 보다 세련되고 젊어보이는 스타일을 제안하는데, 최신 유행하는 슬림 실루엣의 빅체크 재킷은 신축성 있는 소재를 사용했고, 주요 타깃인 30~40대의 체형 발란스를 고려해 영캐릭터 재킷보다 2㎝ 정도 넓고 길게 했다. 


▶액세서리는 우아하고 화려하게=한층 클래식하고 우아해진 이번 시즌 남성복 경향은 동시대 패션을 반영한 슬림한 실루엣과 함께 화려하게 포인트를 준 액세서리의 부각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

갤럭시(GALAXY)의 이현정 디자인 실장은 “이번 시즌에는 액세서리로 화려하게 포인트를 준 스타일이 중요한 트렌드”라고 제안한다.

이는 사회 전반에 남성들의 멋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토털룩이 확대되면서 남성 액세서리 시장이 점차 성장해온 것을 반영한 것. 한층 고급스러워진 클래식 슈트는 화려한 액세서리와 함께 그 우아함이 더욱 돋보인다. 구두나 가방, 벨트, 지갑 등의 피혁류뿐만 아니라 화려한 포켓 스퀘어, 프린트 타이, 스카프 등으로 포인트를 주는 등 제안되는 스타일도 다양하다. 


브랜드 론칭(1977년)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는 의미로 남성 정통 슈트의 아이콘 윈저공을 뮤즈로 한 남성복 스타일을 제안하는 캠브리지멤버스 역시 이러한 화려함을 클래식 슈트에 더했다. 다양한 컬러감의 포켓 스퀘어와 브로치, 커프스링크에 이르기까지 아이템 하나하나에 윈저공이 보여주고자 했던 ‘영국 신사’의 품위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캠브리지멤버스 최경복 디자인 실장은 “윈저공은 본인이 가진 옷들을 다양한 스타일로 코디네이션하여 당시 슈트 착장에서 상상할 수 없었던 믹스&매치 스타일을 처음 시도한 패셔니스타였다”며 화려하고 다양한 액세서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동미 기자@Michan0821>
/pdm@heraldcorp.com

[사진제공=갤럭시ㆍ로가디스컬렉션ㆍ빨질레리ㆍ캠브리지멤버스ㆍ지오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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