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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수 기자의 시승기> 큐브는 왜 남자도 좋아할까?
박스카의 대명사 큐브가 인기다. 이미 사전계약 대수가 1600대를 돌파했다니 기세가 무섭다.

재미있는 건 현재 고객의 남녀 비율이 50대50을 이룬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주목했던 건 ‘절반’에 해당하는 남성 고객이었다. 멀리서도 “큐브다”라고 한 번에 알아볼 만큼 독창적인 디자인, 마치 인테리어 소품과도 같은 외형은 그것만으로도 여심을 잡기에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남자는? 그들은 왜 큐브를 선택했을까. 그 해답을 찾는 게 이 시승기의 포인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큐브는 ‘인간적’이다. 때문에 일반 자동차 시승기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할 것 같다. 히로타다 쿠와하라 닛산 큐브 디자이너는 경쟁차종과 큐브를 비교하며 이렇게 말했다. “다른 차량이 자동차를 도구로 본다면, 큐브는 친구 같은 개념이다.” 시승을 마친 지금 운전할 당시의 느낌을 회상해보면 영화 속 스틸컷과 같은 느낌이 떠오른다.


차량보다는 풍경과 분위기가 먼저 생각난다. 때마침 오랜만에 맞이한 파란 하늘이 반가웠고, 시야를 가릴 게 없는 커다란 창문으로 늦여름 가로숫길이 한눈에 들어왔다. 운전석이 높고 시야가 넓으니 운전도 편안했다. 단순한 센터페시아는 버튼을 보며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풍경 감상을 마치고 직선 구간에서 가속 페달을 밟았다. 가속 반응이 한 박자 늦는 듯 했다. 140㎞/h 내외까지 속도를 올리는 과정에서 엔진소음도 다소 귀에 거슬렸다. 힘겨운 느낌이 들어 다시 정속으로 속도를 줄였다. 



큐브가 남성에게 어필을 한다면 바로 그런 점일 듯싶다. 모든 남성이 스포츠카를 꿈꾸는 건 아니다. 속도감을 즐기는 운전자라면 큐브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 대신 동승자와 편안하게 대화를 즐기는 드라이빙을 선호한다면 큐브는 매력적이다. 



어떻게 보면 이 역시 큐브가 ‘인간적’인 이유다. 거뜬하게 150㎞/h를 넘나들며 경외감까지 들게 하는 ‘머신’이 아니라, 적당하게 힘들어 하는(?) 모습에서 웃으며 “녀석 힘들구나”라는 말을 건네고 싶게 만든다. 남성인 기자가 만약 큐브를 선택한다면, 그런 ‘재미있는 친구’를 한 명 얻는다는 느낌으로 구입할 것 같다.

큐브가 ‘재미있는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은 내외부 디자인에서도 찾을 수 있다. 차량 내부 천정, 손잡이 등에 물결무늬를 넣었고, 머그컵, 텀블러, 선글라스, 휴대폰 등을 두기에 편리한 수납공간을 차량 곳곳에 배치했다. 외부 디자인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한가지, 2세대에 비해 후면 하단부가 볼륨감 있게 나왔다. 히로타다 쿠와하라 디자이너에 따르면, 이 부분을 ‘제니퍼’라고 부른다고 한다. 큐브 뒷모습에 제니퍼 로페즈의 엉덩이를 생각하며 디자인했기 때문이란다.

차량 가격은 2190만~2490만원으로 수입차로선 파격적인 가격대다. 다만 최근 계약이 쇄도해 차량을 인수받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린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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