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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부를 즐겨라-‘기부홀릭’이 복지 포퓰리즘을 막는다
프랑스 부자들이 정부에 “세금을 더 내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자본흐름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부자들이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특별 기부’를 신설해달라는 내용이다. 

악화되는 정부 부채로 프랑스와 유럽이 위기에 몰리자 부자들이 발 벗고 나선 셈이다. 이들은 “정부가 국민 모두에게 단결된 노력을 요구할 때 우리가 기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른바 ‘노블리스오블리주’의 정신을 강조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러한 여론에 힘입어 최소 100억유로(약 15조6천억원) 규모의부유층 증세와 각종 감세혜택 중단 등을 통해 재정적자 줄이기에 나선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프랑스 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억만 장자 워런 버핏이 부자 증세를 촉구했고 벨기에 국적항공사 브뤼셀항공 공동창업주인 에티엔느 다비뇽등 벨기에 부호들도 “슈퍼리치들에게 한시적으로 이른바 위기세를 부과해야 할 것”이라며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부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28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저소득층 자녀를 위해 사재 5000억 원, 역대 개인 기부 사상 최대 금액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과 범현대가 그룹 계열사들이 지난 16일 5000억 원을 공동출연해 사회양극화 해소와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아산나눔재단을 설립한데 이은 거액 기부행위다.

범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부호들의 기부 소식은 이제껏 인색하기만했던 국내 나눔 문화 확산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국내의 기부형태는 연말연시 등 특정 기간에만 기업들의 불우이웃 위문방문 및 일시적 기부가 이뤄지는 등 일회성, 단발성, 동정성 기부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미국 등 서양사회에서 평생기부 등이 활성화 된 것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무상급식을 계기로 어떤 형태의 복지 사회 모델을 추구해야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에서 개인 기부, 생활형 기부의 확대는 일각에서 우려하고 있는 복지 포퓰리즘을 방지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부자들의 나눔 행보를 시작으로 일반인들도 이웃을 위해 생활형 기부를 실천하는 문화가 확산되는 것이 나아가 함께 잘사는 세상의 초석이 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일정 금액을 꾸준히 기부하는 이른바 정기기부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정기기부자는 11만9392명으로 2008년(7만5269명)에 비해 4만4123명 증가했다. 매달 일정 금액을 기부하는 약정 기부자는 7만9779명으로 2008년(6만1346명)에 비해 1만8433명이, 매년 4회 이상 기부자는 1만3923명(2008년)에서 3만9613명(2010년)으로 2만5690명이 늘어났다.

이들 중에는 유년 시절 고아와 같은 불우한 삶을 극복하고 사업가로 성공해 40년 동안 매달 수백만원을 기부하며 지역 사회 불우 이웃을 돕는 70대 노인, 자신이 장사를 하는 지역의 시각장애인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 기부를 시작한 장어집 사장님, 보험 영업을 하며 매달 자신의 수익 10%를 기부하고 있는 ‘보험아줌마’ 등 주변에서 늘상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우리네 이웃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헤럴드경제는 공동모금회와 함께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중고액 기부자 확산을 통해 기부 문화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나아가 함께 잘사는 복지 국가의 원동력을 제시하고자 1000만원 이상의 모범적인 개인 기부자들의 나눔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이들의 나눔 이야기를 통해 바람직한 개인기부문화가 많은 이들의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길 바란다.

<박수진 기자 @ssujin84>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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