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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투표 전문가진단>"보수결집 결집효과"-"MB레임덕 확인"
8ㆍ24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패배로 끝나면서 내년 총선ㆍ대선을 앞둔 정치일정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정치 전문가들은 25일 주민투표를 기점으로 향후 정국 상황은 여당쪽에 불리하다면서도, 한나라당이 보수층 결집 효과라는 소기의 성과는 거두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행정학과)는 “투표율 25.7%는 보수층이 결집하고 목소리를 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여당이 정국 주도권을 완전하게 상실하지 않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미국학)도 이날 “급속하게 한나라당이 위축될 것”이라면서 “무상급식 자체가 진보적인 이슈가 아니다. 애초부터 보수-진보의 이념투표였다”고 말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투표가 보수-진보 진영으로 치뤄진 건 사실이지만 선거자체는 무상급식의 범위에 관한 선택사항이었기 때문에 보혁 전선이 명확이 나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오 시장이 이번 주민투표로 상당한 상처를 입었다는데는 이견이 없었다. 보수층에게 ‘투사’로 비쳐 차차기 대선 주자로서 위치를 확고히 했다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당분간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당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오 시장이 최종적으로 시장직 사퇴를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큰 부담을 지게 됐다”면서 “오 시장이 인지도를 높였지만 긍정적 인식보다는 부정적 인식이 확대될 수 있고, 과거 김민석 전 의원처럼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이번 선거가 불러온 파장은 너무 크다. 한나라당의 모든 정치 일정 계획들이 매우 유동적인 상황에 몰려버렸다”고 말했다.

이번 패배의 가장 큰 피해자 중 한명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라는 데도 의견일치를 보였다. 김용철 교수는 “야당으로서는 ‘박근혜 대세론’이라는 대선 판도를 바꿀 만한 호재 만났다. 그동안 박근혜 대세론을 바꿀만한 정국변화 요인이 없었는데 이번 투표로 대선 잠룡들의 판도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실장은 “이 대통령은 레임덕을 확인했고, 박 전 대표는 지원유세에 대한 압박을 느끼게 됐다. 박 전 대표로서는 내년 총선까지 이런 분위기를 끌고 가는게 위험이기 때문에 이번에 털고 가자는 입장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여야의 복지어젠다 선점 경쟁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김 교수는 “복지 시리즈의 현안 주도권은 민주당 쪽으로 넘어갔다”고 평가했고, 윤 실장도 “그동안 여당과의 복지 논리싸움에서 밀린 측면 있었지만 이제 야당은 대여공세를 더 강화해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윤성이 경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이번 투표로 복지담론이 퍼질 거라고 확대해석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에 정쟁을 치러 내년 총선ㆍ대선에서 복지가 가지고 있는 파급력, 화두로서의 힘은 오히려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양대근ㆍ손미정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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