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군이 알 아지지야 요새에서 카다피를 찾는 데 실패함에 따라 그의 행방을 놓고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는 카다피가 바브 알 아지지야 요새의 지하 터널을 통해 외부로 빠져나갔거나 ‘제3의’ 지하요새에 숨어있을 것이란 추측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인터넷판 기사에서 “요새의 지하에는 2000마일에 이르는 대규모 비밀 터널망이 구축돼 있다”면서 카다피 일가가 요새 지하에 숨어 있거나 이 터널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갔을 것으로 예상했다.
1980년대 미국의 공습을 우려해 구축된 것으로 알려진 이 터널들은 트리폴리 시내는 물론 주요 지역과 그물망처럼 연결돼 있다. 아지지야 요새는 카다피 관저와 막사, 통신센터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규모가 600만㎡에 이르는 곳이다. 따라서 반군이 장악했다고는 하더라도 내부를 완전히 수색하기까지는 시간이 상당히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군 내부에서도 관측이 엇갈린다. 반군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 파티 터벨 위원은 “그가 트리폴리에 없다는 것을 확신한다”며 “카다피를 생포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카다피가 트리폴리를 떠나 다른 지역으로 도피했지만 멀리 못 갔을 것이란 뜻이다. 그러나 로마에 주재하는 반군 대표부의 하페드 가두르는 “카다피가 지하벙커 요새에 틀어박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트리폴리에 있는지를 놓고도 관측이 엇갈린다. 국제체스연맹의 키르산 일륨지노프 회장은 23일 카다피와 전화통화를 가진 뒤 그가 “나는 살아있고 건강하다. 나는 트리폴리에 있고 리비아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서방 TV방송이 보도하는 거짓말을 믿지 말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인 데이브 레이펀 대령도 23일 카다피가 리비아를 떠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카다피가 리비아를 떠나지 않았을 것이란 믿음에는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그는 트리폴리에서는 빠져 나왔더라도 리비아에는 있을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가 이후 국제형사재판소(ICC) 협약의 미가입국인 베네수엘라나 쿠바 또는 러시아 등으로 도피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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