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두 팔이 없기 때문일까요? 스포츠 스타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보면 전율이 납니다. 대리만족을 느끼죠. 그래서 선수들의 활약상을 신명나게 그리고 있습니다”
의수(義手)화가 석창우 씨(56·사진)가 ‘2011대구세계육상대회’ 기간에 맞춰 오는 26일부터 서울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석 씨는 작품성을 인정받아 대구육상대회 프로그램 책자에 작품 2점이 게재되며, 부채에 육상경기를 그려넣은 ‘아트부채’ 5만점도 제작했다.
석 씨가 화선지에 먹으로 속도감있게 그린 그림에선 역동적인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 바람을 가르며 힘껏 페달을 밟는 사이클 선수들이며, 젖먹던 힘까지 뽑아내며 달리는 육상선수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작가가 상당히 활동적인 인물일 듯하다. 하지만 석씨는 사고로 두 팔을 잃고, 쇠갈고리에 붓을 끼워 드로잉하는 장애인 작가다.
그는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 당시 여자 피겨스케이팅 은메달리스트였던 미셸 콴의 경기에 매료돼 스포츠스타를 그리게 됐다“며 “박찬호, 김연아 등을 그리고 있는데 누드 모델에게선 느낄 수 없는 역동성이 매력”이라고 밝혔다. 28일에는 제작 시연도 갖는다. 02-549-3112. 이영란 선임기자/yr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