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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ITOR'S CHOICE]MUSICAL 'Shining like the brightest star'

조승우, 오만석, 엄기준, 송창의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는가? 브라운관과 영화계를 오가는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뮤지컬 <헤드윅>출신이라는 점이다. 2005년 초연 이후 지금까지 1200회가 넘는 공연을 하면서도 언제나 객석점유율 90% 이상을 유지한다는 것만 보아도 헤드윅의 위엄을 알 수 있다. 그런 헤드윅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당장 예매를 해야 한다.

지후의 시선

다음 생애는 꼭 뮤지컬 배우를 하고 싶다는 어머니를 통해 중학교 1학년 때 헤드윅을 처음 접하게 됐다. 영화를 통해서다. 스물두 살이 된 지금, 뮤지컬로 다시 만난 헤드윅은 열네 살의 나에게 주었던 그것보다 더 많은 고민을 안겨줬다.

주인공 헤드윅은 너무도 기구한 삶을 산다. '그'라고도 '그녀'라고도 불려질 수 없는 헤드윅은,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성적 학대를 받기도 하고 이후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의 아픔을 겪는다. 그는 사랑 그 하나를 위해 성전환 수술을 하고, 자신의 삶의 큰 부분인 음악과 노래를 상대방에게 줄 만큼 순수하지만, 그들은 모두 헤드윅을 떠난다. 하지만 공연 내내 헤드윅은 이러한 자신의 삶을 해학적으로 풀어내려 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자신감, 그리고 록에 대한 열정으로. 여기서 우리는 치열한 그에 삶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한다. 또 헤드윅 특유의 위트와 사랑스러움이 관객들로 하여금 연민보다는 동감하는 마음, 응원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특히 공연 막바지에, 헤드윅이 화려한 의상과 가발을 벗어 던지고 '자신 자체'의 상태로 노래를 부르며 고통스러워하고 또 해탈해내는 모습에서 복합적인 감정이 밀려온다. 사실은 너무도 '사랑'하고 싶은, 당당하게 '노래'하고 싶은 그의 마음이 읽힌다.

이번 헤드윅 공연은 공연장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연기자들이 관객과 소통하는 빈도가 잦다. 때문에 헤드윅 자체를 좋아하건, 록 음악을 좋아하건, 출연자를 좋아하건, 혹은 모두를 좋아하건, 그야말로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한 장소에서 주인공이 독백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영화보다 시각적인 다채로움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헤드윅 자체와 그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다. 또 밴드가 무대에서 실제로 연주를 하기 때문에 더욱 경쾌하게 빠져드는 음악을 만날 수 있다.


'뮤지컬' 하면 헤드윅이 떠오르면서도 정작 본적도 없고, 심지어 내용조차 몰랐다. 그런 내가 헤드윅을 보고 리뷰를 써야 한다니 꽤 긴장되면서도 드디어 헤드윅을 본다는 생각에 며칠 전부터 설렜다.

헤드윅의 첫 등장은 강렬했다. 그리고 이렇다 할 설명 없이 바로 '난 새로운 베를린 장벽이야 나를 무너뜨려 줘'라고 신나게 외치는 오프닝곡 ‘Tear Me Down’이 시작되었다. 여자도 남자도 아닌 헤드윅을 스스로 장벽이라고 외치면서 이 장벽이 없으면 너네도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영상과 함께 들려주는 ‘Origin of love’는 영상과 가사 그리고 헤드윅의 상황이 너무나도 절묘해서 점점 헤드윅을 이해하게 되고 빠져들게 된다. 이후에도 공연은 헤드윅의 독백과 노래로만 이루어지는데 대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록 공연처럼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진행이 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고, 그때그때 던지는 애드리브는 관객들을 폭소케 한다. 하지만 처음 보는 관객들이라면 노래 가사에 신경 써서 들어야 한다. 노골적이고 직접적이지만 그래서 더욱 가슴 아픈 헤드윅의 마음을 들을 수 있다.

정선이의 시선

헤드윅이 드래그퀸(Drag queen, 여장남자)이라면 그의 남편 이츠학은 그 반대이다. 이점도 매우 흥미롭다.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 남자가 되고 싶은 여자 이츠학이야 말로 그의 반쪽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조합은 공연을 할 때 최고가 된다. 헤드윅의 중성적인 보이스와 이츠학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고음의 백보컬이 어우러져 소름 끼치도록 환상적이다. 극의 후반부에 나오는 ‘Sugar Daddy’를 잘 들어 보시길. 조금 아쉬운 점은 앵그리 인치 밴드라는 점. 밴드도 극의 등장인물 중 한 부분인데 록밴드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평범한 옷차림새와 행동들은 그냥 무대 스텝인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실력은 대단하다.

이번 공연에서 헤드윅을 맡은 김동완, 조정석, 최제웅은 각각 다른 매력으로 헤드윅을 해석한다.

각각 뎅드윅, 뽀드윅, 웅드윅으로 불리는 이들의 공연을 모두 보더라도 전혀 돈 아깝지 않을 뮤지컬이다.

edito’s tip.

1. 맨 앞을 놓쳤다면 통로 좌석을 선택하라!

헤드윅은 관객과의 소통량이 많은 공연이다 보니 연기자들이 관객 좌석으로 와서 함께 호흡하거나 연기하는 부분이 많다. 때문에 통로 좌석에 앉으면 더 생생한 무대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운이 좋으면 배우가 내 무릎에 앉는 영광을 누릴 수도 있다.

2. 1970-80년대 록(Rock)에 대해 알고 가자!

헤드윅의 주된 이야기는 음악, 특히 록과 관련되어 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의 록 음악과 록 스타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곤 하는데(예를 들어 믹 재거, 데이비드 보위, 커트 코베인 등), 이에 대해 알고 가면 더 풍성한 관람을 할 수 있다.

3.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헤드윅 o.s.t 가사를 찾아보고 가자!

뮤지컬인 만큼 대부분이 노래로 전달된다. 하지만 가사를 잘 들으려고 하다 보면 극을 놓치거나 무대만 보고 있으면 가사에 신경 쓰지 못해서 자칫 흐름을 놓칠 수 있다. 시간이 없다면 ‘ANGRY INCH’ 가사라도 보고 간다면 이해하기가 수월할 것이다.

http://www.camhe.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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