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가가 원유 공급을 재개하면서 일단 우유 대란의 우려는 덜었지만 우유 가격 인상을 눈앞에 두고 있어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낙농육우협회는 지난 12일 원유 가격 협상의 진척과 상관 없이 원유 공급 중단을 해제하기로 했다. 서울우유는 자체적으로 조합원들을 설득해 이날 원유를 정상 공급 받아 지난 13일부터 공장 가동을 정상 궤도로 끌어올렸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등도 밤새 공장을 돌려 13일부터 일선 매장에 정상적으로 우유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시중 매장의 우유 공급은 서서히 평상 수준을 회복했다. 이마트 등 대형마트는 지난 13일부터 평소 수준의 물량을 공급받았고, 보광훼미리마트와 GS25 등 편의점들도 본사를 기준으로 우유 공급이 정상화됐다. 주말을 지나면서 소규모 상점의 우유 공급도 원유 공급 중단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우유공급 정상화는 환영할만한 소식이지만 결국 가격 인상을 불러올 게 뻔해 식탁 물가에 또 다른 위협이 되고 있다.
낙농가와 우유업체들은 리터당 130원 인상에 등급별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의 정부 제안을 사실상 수용한 상태다. 현재 리터당 704원인 원유 공급 가격은 834원으로 오르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전례를 감안하면 원유가격이 리터당 130원 오를 경우 1리터짜리 흰우유의 소비자가격이 현재 2200원~2300원선에서 300원~400원 가량 오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안에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피해달라”고 우유업체에 요청하고 있지만, 우유업체들은 “그 동안 인건비 등 인상 요인이 많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올려야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커피전문점이나 제빵업계는 공급받는 우유 가격 인상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어 커피음료나 빵류 등 다른 제품들의 가격도 줄줄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B2B로 들어오는 제품은 인상 요인이 있을 때마다 바로 값이 올라간다”며 “오른 원재료값을 고스란히 감당할 수도 없어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도현정 기자@booung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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