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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약주권 확보노력 30년…이제야 결실”
백혈병 치료제 ‘라도티닙’ 글리벡보다 싸게 공급

환자부담 덜고 건보료 재정에 큰 도움 기대


美특허획득 항궤양제 ‘놀텍’ 해외 판권협의중

포기없는 노력이 신약 노하우 획득 밑거름



“지난 30년간의 신약 연구ㆍ개발 노력이 이제야 빛을 보게 됐다.”

일양약품이 경쟁사들의 반신반의하는 분위기 속에서 최근 잇단 신약 연구ㆍ개발 성과를 발표해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항궤양제 신약( ‘일라프라졸’), 슈퍼백혈병 치료제( ‘라도티닙’), 항바이러스제 및 백신 등 중소형사가 대형 다국적 제약사와 맞먹는 수준의 품목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도티닙’은 2~3개월 뒤 국내 품목 허가가 나오면 아시아 최초의 만성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로 기록될 전망이다.

일양약품 김동연(61ㆍ사진) 대표는 “신약 주권 확보 차원에서 30여년 한눈팔지 않고 연구ㆍ개발에 매진해왔다. 내년부터 굵직한 품목들이 상용화돼 시장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항바이러스제의 경우 로슈 사의 ‘타미플루’, 백혈병 치료제는 노바티스 사의 ‘글리벡’ 및 ‘슈퍼글리벡’이 대체 대상. ‘라도티닙’은 글리벡 내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1ㆍ2상 시험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일반 백혈병 치료제(1차 치료제)로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임상3상 시험은 해외 시장을 겨냥해 다국적 임상으로 진행되며, 1년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라도티닙’에 대해선 신약 허가를 신청했으며 이르면 올 4분기 중 품목 허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글리벡’에 내성이 있는 기존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하기 위한 2차 치료제 용도다.

특히 ‘라도티닙’은 ‘글리벡’의 약값 문제 해결로 환자들과 건강보험 재정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 대표는 “백혈병 치료제에 드는 보험 약값만 연간 1000억원인데, ‘슈퍼글리벡’보다 시중에 싸게 공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항궤양제 신약 ‘일라프라졸’(놀텍)에 대해서는 최근 미국 특허를 획득해 특허권을 2027년까지 보유하게 됐다. 이 품목은 북미 임상2상을 마무리했으며, 역류성 식도염 적응증 추가를 위한 국내 임상3상도 완료했다. 시장과 용도를 넓힌 셈이어서 현재 다국적 제약사와 해외 판권을 협의 중이다.

일양의 이런 성과는 연구ㆍ개발에 대한 열정과 끈기의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1980년대 중반 줄줄이 신약 연구ㆍ개발에 들어갔으나, 대부분 포기하고 복제약 생산과 다국적사 오리지널약 제휴 판매로 돌아섰다.

90년대 초반 제약사 매출 기준 국내 제약사 순위 2위였던 일양은 연구ㆍ개발에 몰두한 나머지 품목 다양화에 소홀해 현재는 연매출 1500억원대로,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연구ㆍ개발을 지속해 2009년 첫 신약 ‘일라프라졸’을 출시했다.

김 대표는 “연구ㆍ개발자금이 부족해 쉬엄쉬엄 해오긴 했지만 혼자 힘으로 신약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획득했다”며 “신약 후보 물질 개발과 전임상 및 임상, 양산기술 등의 신약 노하우는 큰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일양은 이와 함께 바이러스성 질환의 대유행(Pandemic)에 대비한 백신과 항바이러스제 개발에도 나섰다. 현재 개발 중인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의 DNA 복제 자체를 억제해 이의 번식을 원천 차단하는 작용 기전으로, 기존 치료제( ‘타미플루’)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바이러스 치료제다. 현재 한 대학 병원에서 전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양대(화공)를 졸업하고 76년 일양약품 중앙연구소에 입사한 이래 연구소 전무, 부사장을 거쳐 2009년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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