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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써니’ 언니들, “오늘은 양희은 만나러 대학로에 간다”
올해 데뷔 40년을 맞은 가수 양희은이 70년대 청년기를 보낸 중년 여성 관객들을 대학로로 끌어모으고 있다. 양희은의 자전 뮤지컬로 화제를 모은 ’어디만큼 왔니(이종욱 연출)’가 열리는 서울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에는 동창, 친구들과 공연장을 찾은 50, 60대 여성들이 객석을 차지했다.

막이 오르기 전만 해도 오페라나 클래식 공연장만큼 차분했던 객석은, 공연이 클라이맥스로 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배우를 따라 부르는 관객들의 노래 소리는 볼륨을 서서히 올리듯 커지더니 아예 합창석으로 바뀌었다. 관객중에서도 청년 시절 양희은의 10대, 20대처럼 열정이 넘쳤을 옛날 팬들은 티가 났다,

머리띠를 매고 학우들과 손을 잡고 캠퍼스에서 불렀던 김민기의 금지곡부터 당시 고된 시절을 보낸 젊은이들을 위로했던 레퍼토리가 이어지는 동안, 관객들은 수시로 눈가에 손수건을 갖다 댔다. 양희은의 노래를 처음 접한다는 한 여대생도 옆자리에 있는 어머니 못지않게 울고, 웃었다.

영화 ‘써니’가 80년대 청소년기를 보낸 여성들의 억눌려 있던 낭만을 끄집어냈다면,콘서트와 뮤지컬의 크로스오버를 시도한 뮤지컬 ‘어디만큼 왔니’는 양희은의 두꺼운 일기책같은 40년을 다큐멘터리처럼 엮어 동시대 지성과 시대 정신을 관조하는 작품. 



기립박수로 끌어낸 앵콜 무대가 끝난 후, 관객들은 양희은과 사인을 받고 기념 촬영을 하기 위해 긴 줄을 서서 수십년간 ‘빅팬’이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프로그램에 “내 노래가 살면서 기운을 잃었을 때 친구의 어깨에 살포시 얹혀지는 손길같은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적은 양희은은 한달에 걸친 공연임에도 매번 관객들에게 사인과 기념촬영을 해주고 있다. 공연장을 찾은 가수 이문세도 다른 관객처럼 똑같이 줄을 서서 사인을 받았다고 한다. ‘어디만큼 왔니’는 오는 14일까지 공연한다. (02)3668-0007.

이경희 선임기자/ice@heraldcorp.com ㆍ[사진=인사이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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