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에 불과했다. 내로라하는 스타PD들의 뒤를 이어 이번엔 톱스타들이다. 지금 방송가는 종편채널 개국을 앞두고 지각변동 중이다.

올 연말 개국을 앞두고 있는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CSTVㆍjTBCㆍ채널AㆍMBS)을 향한 스타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황정민에 이어 톱스타 정우성ㆍ한지민 등도 종편행을 선언한 가운데 국민MC 강호동이 일요일 장수 예능 프로그램 ‘1박2일’ 측에 하차의사를 표명한 뜻밖의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호동은 최근 ‘해피선데이-1박2일(KBS2)’의 제작진에 하차 의사를 전해왔다. 이달 말까지 촬영한 후 ‘1박2일’을 완전히 떠나겠다는 것. 강호동의 하차 소식에 방송가는 다시 ‘톱스타 종편행’에 술렁이고 있다. 강호동 역시 종편 채널에서 준비 중인 예능 프로그램으로의 합류를 위해 ‘1박2일’에서의 하차를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들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강호동과 함께 예능계의 양대 국민 MC로 손꼽히는 유재석의 경우 종편을 비롯한 거대 케이블 채널로부터 잇따른 러브콜을 받아온 데다 앞서 종편 채널로 이동한 스타PD들의 경우 이들 MC들과 막역한 사이이기에 이 같은 관측도 타당성을 얻고 있다. 예능 MC로서 시작은 강호동이 열고 있으나 유재석 등의 톱MC들도 서서히 종편행에 몸을 싣지 않겠냐는 것이다.

때문에 몇 개월 앞으로 다가온 종편 채널 개국을 앞둔 지금 강호동이 장수 예능프로그램 ‘1박2일’ 하차 결정을 내린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최근 방송가의 관측이다. 사실 강호동의 종편행은 확실히 결정된 바 없으며 풍문일 따름이지만 종편 채널들이 개국을 앞둔 시점에서 방송가에 한차례 불어닥칠 지각변동은 피할 여력이 없다는 뜻이다.


앞서 수많은 스타 PD들이 종편행을 결정했다. 먼저 KBS에서는 ‘유희열의 스케치북’ 조연출을 맡은 신효정 PD를 비롯해 ‘개그 콘서트’의 김석현 PD,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김석윤 PD, ‘야행성’을 연출한 조승욱 PD가 종편행을 선택했고, MBC에서는 ‘위대한 탄생’의 연출을 맡았던 임정아 PD, ‘추억이 빛나는 밤에’의 성치경 PD도 종편행을 결정했다. 거기에 ‘황금어장’과 ‘무한도전’을 기획한 여운혁 CP와  ‘1박2일’의 수장이었던 이명한PD가  중앙일보 종편채널 jTBC로 이적하며 방송가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스타PD에 이어서는 톱스타들의 수순이었다. 황정민 정우성 한지민 등의 인기스타들도 종편채널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를 통해 복귀 소식을 알리고 있다. 황정민은 CSTV 드라마 ‘한반도’로, 정우성은 중앙일보 종편채널 jTBC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 소리(이하 빠담빠담)’로 브라운관 복귀를 결정지었다.

거액의 자본을 투자해 스타PD를 끌어들이고 있는 종편 채널과 케이블 방송사, 그것으로 이어질 콘텐츠의 질적 향상은 또다른 톱스타들의 움직임을 끌어내기에 용이하다.

황정민이 출연을 결정한 ‘한반도’의 경우 ‘불멸의 이순신’, ‘황진이’ 등을 쓴 윤선주 작가가 집필하고 거대 제작비가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이며 정우성 한지민이 출연을 결정한 ‘빠담빠담’은 주옥같은 대사와 스토리로 수많은 마니아들을 거느린 노희경 작가와 감각적인 영상이 인상적인 ‘아이리스’, ‘이 죽일 놈의 사랑’의 김규태 감독이 손 잡은 작품으로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물론 지상파 3사를 아우르지 못하는 시청률을 비롯한 위험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얼마나 많은 스타들이 종편행에 몸을 실을지는 방송사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편, 현재 ‘1박 2일’ 하차와 관련 강호동 측에서는 “가장 정상의 자리에 섰을 때”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알려졌지만 지난 4년여 ‘1박2일’을 이끌어온 맏형으로서 노상 ‘막내 이승기가 군대 다녀와 제대할 때까지’ 1박2일이 건재하기를 바란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강호동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로서는 다소 아쉬운 결정이 아닐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KBS 측에서도 강호동의 하차를 만류하며 다각도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