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세계증시의 연쇄폭락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강등 이후 가장 먼저 7일 개장한 중동증시를 시작으로 8일 오전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증시가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신용등급 강등 이후 실질적인 첫 주식거래가 이뤄지는 8일 세계증시에서 ‘블랙 먼데이’가 펼쳐지지 않을까 하는 공포가 형성되고 있다.
주중 첫 개장일인 7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종합주가지수(DFM)는 전 거래일보다 3.7% 떨어진 1481.31로 마감, 지난 2월 이후 최고 낙폭을 기록했다. 이스라엘 TA-100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6.4% 급락했다. 텔아비브 증권거래소는 개장 전 거래에서 낙폭이 5%를 넘자 정식 개장 시간을 45분 늦췄지만 증시 급락을 막진 못했다.
이집트 주가(EGX30)는 4.7%, 카타르(QE)와 UAE 아부다비(ADX)가 각각 2.5%, 오만(MSM) 1.9%, 쿠웨이트 증시(KSE)가 1.6% 하락했다. 대체로 미국과의 경제교역 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하락폭이 크게 나타나 미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우려를 반영했다. 반면 아랍권 최대 규모 증시인 사우디아라비아 증시의 종합주가지수(TASI)는 전일보다 0.08% 오르며 강보합세를 보였다.
8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18포인트(1.40%) 내린 1,916.57로 시작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30일의 1,904.63 이후 최저치다. 코스닥 지수는 6.33포인트(1.28%) 떨어진 489.22로 장을 출발했다. 지난주 10% 이상 폭락해 새로운 국면을 기대했지만 미국 경기 둔화, 국내 기업이익 하향조정, 유럽 문제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더 심해졌다.
다만 이날 주요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시장의 안정을 위해 유동성 공급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증시안정에 대한 기대감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6.33포인트(1.28%) 내린 489.22로 개장했다. 8일 도쿄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도 지난 주말보다 130.21포인트(1.40%) 하락한9,169.67, 토픽스지수는 11.37포인트(1.42%) 내린 789.59로 개장했다.
이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은 70년 만의 미 신용등급 강등 사태가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월요일인 8일 주초 첫 거래를 시작하는 아시아 시장부터 유럽 미국까지 세계 주식시장의 주가가 폭락하고 미 국채 이자율은 급격히 치솟으며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증폭될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CNN머니는 7일(현지시간) 경제학자들과 투자 전문가들은 신용등급 강등 자체만으로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하버드대의 마틴 펠드스타인 교수는 “투자자들이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어떤 것도 S&P가 (새로) 알지는 못했다”면서 “때문에 신용등급 하락이 기대나 이자율을 변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씨포트증권의 테드 와이스버그는 “이전에 우리가 겪지 못했기 때문에 무엇이 일어날지에 대해 모른다”면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폴 데일스는 “어떤 시장에서의 부정적 반응도 일시적일 것”이라면서 “먼지가 가라앉고 나면, 경제 펀더멘털 자체에 관심이 다시 쏠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신용등급 강등이 금융시장에 중장기적으로 어떤 변화의 회오리를 몰고올지는 불확실하지만, 일시적인 쇼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투자자들로서도 신중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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