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일, 신수정 선생님은 어려서 ‘한국의 음악가들’이라는 책에서 뵌 분들로, 제가 피아니스트로 꿈을 키울 수 있었던 우상같은 존재입니다”(손열음)
국내 최초로 피아노 축제가 열린다. 오는 13일부터 20일까지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열리는 ‘피스&피아노(Peace & Piano) 페스티벌’은 한국인 최초 국제 콩쿠르 우승 경력의 1세대 피아니스트 한동일(70)부터 최근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입상한 3세대 손열음(25), 조성진(17)까지 12명의 피아니스트들이 한데 모인다.
한동일과 손열음의 나이차는 45세, 막내 조성진과의 나이차는 53세다. 더불어 신수정(69), 김영호(55), 김대진(49), 백혜선(46), 박종화(36) 등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세대의 피아니스트 12인이 골고루 포진했다.
예술감독을 맡은 김대진 교수는 “나는 중간에 낀 세대다. 한때 신수정 선생님께 레슨을 받은 적이 있고, 열음이나 성진과 같은 놀라운 기량의 후배들을 보면서, 세대 간 매개가 될만한 일을 떠올리게 됐다”며 축제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피아노라는 한 악기에만 집중하는 것이 지루하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피아노 여러 대가 오케스트라의 역할을 한다. 각자 개성 넘치는 연주자들이 모이면, 같은 악기라도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3일 펼쳐지는 오프닝 무대에서는 1~3세대 연주자들이 한꺼번에 등장한다. 한동일, 신수정, 이경숙, 김대진, 손열음이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무대에 올라 모차르트의 ‘3대를 위한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리스트의 협주곡 2번’ ‘베토벤 협주곡 4번’을 차례로 연주한다.
이후 14일 임동혁, 16일 백혜선, 18일에는 막내 조성진의 리사이틀 무대가 펼쳐진다. 축제의 주제인 ‘평화’를 내건 무대도 마련됐다. 김대진, 박종훈(42), 조재혁(41), 박종화(36) 등 남성 피아니스트 4인이 피아노가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연주를 들려준다. 피아노 2대로부터 시작했다가 3대, 4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피아노 앙상블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이 무대에는 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이 게스트로 참여해 평화 통일을 염원하는 곡 ‘아리랑 소나타’를 연주할 예정이다. (031)230-3440~2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