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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ㆍ이탈리아 채무위기 우려 증폭
미국이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위기에서 벗어나자 시장은 다시 유럽 채무위기로 술렁이고 있다. 이번에는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문제다.

◆국채 수익률 급등...곳곳에 위험 징후= 2일(현지시간) 이탈리와 스페인의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유로화 출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날 런던시장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각각 6.45%와 6.25%까지 뛰어올랐다. 시장에서는 국채 수익률이 7%를 넘어설 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7%의 국채 수익률은 ‘유지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 등은 국채 수익률이 7%를 넘어선 이후 몇일 내로 구제금융을 받은 바 있다.

국채 수익률의 기준이 되는 독일 국채와의 격차(스프레드)도 최고치를 나타내 스페인은 4.04%, 이탈리아는 3.84%까지 벌어졌다.

국채의 부도위험을 표시하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도 신고가를 경신했다. 2일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CDS 프리미엄은 각각 4.20%, 3.68%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1일부터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유로존의 그리스 지원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특히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과 관련해 유로존 국가들은 자국에 배정된 만큼 자금을 조달해 지원해야 한다. 이미 그리스에 주는 돈의 이율은 3.5%로 정해졌으나,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스프레드는 이미 이보다 높은 상황이다.

◆비상등 켜진 양국...정치권도 분주= 이쯤되자 정치권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휴가를 연기했으며, 이탈리아의 줄리오 트레몬티 경제장관은 금융안정위원회 (FSB)를 긴급 소집했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의 대변인은 “총리가 오늘 떠나려던 휴가를 미루고 재무장관과 대책을 논의 중이며, 재무부 관리들은 유럽의 기관 및 정부들과 접촉 중”이라면서 “총리가 휴가를 언제 떠나게 될지는 모른다”라고 말했다.

줄리오 트레몬티 이탈리아 경제장관은 정부 관련 부처와 중앙은행, 금융감독원, 보험감독원 대표 등으로 구성된 FSB를 긴급 소집했다. 트리몬티 장관은 또 문제 해결을 논의하기 위해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을 만날 것으로도 알려졌다.

올리 렌 경제 담당 집행위원의 대변인인 샨탈 휴스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대한 긴급 지원 프로그램 문제가 논의되고 있지 않다”면서 “전문가들이 상황을 매우 정밀하게 주시하고 있으며, 양국이 경제개혁과 재정 건전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큰 경제 규모...막대한 충격파 우려 고조= 이코노미스트들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경우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과 달리 유로존 3위와 4위의 경제규모라는 점에서 국채위기를 맞을 경우 유럽과 전세계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점에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글루스킨 세프(Gluskin Sheff)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스트래지스트인 데이빗 로젠버그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수익률이 치솟고 있다는 점이 유럽의 리스크를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그리스와 달리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무너지기에는 (경제) 규모가 너무 크다”라고 우려했다.

글로벌 매크로 어드바이저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에드워드 해리슨은 “유로존 내에서 약해진 이웃 국가를 지원해 줄 수 있는 탄탄한 나라들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 5개 국가 정도가 유로존에서 탄탄한 구조를 자랑했으나 이미 그 중 두 나라가 부채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의 위기가 해소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RIA캐피탈의스태멘코빅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시장 불안은 이들 정부가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돌아서기 힘들 것”이라면서 “결국 정책대응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윤희진 기자/jj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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