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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美, 세계경제의 기생충" 독설
미국의 연방정부 부채 상한 증액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떨어진 신뢰는 쉽사리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미국은 세계 경제에 기생충 같은 존재”라고 비난했다. 푸틴 총리는 1일 모스크바 인근 셀리게르 호수에서 열린 청년 캠프에서 전날 타결된 미국의 연방정부 부채 상한 증액 협상에 대해 “미국이 엄청난 부채를 쌓아가면서 그 책임을 세계 경제에 떠안기고 있다”라면서 이같이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부채협상 타결안에 대해서는 “다행스럽게도 미국은 상식적이고도 책임있는 행동을 했다”면서도 “그러나 단지 근본적인 해결책을 지연시킨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훌륭한 결과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푸틴은 “자국 수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이라는 아이디어를 이용해 달러 약세를 조장해 왔을 수도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푸틴은 미국의 외환정책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각을 유지했다. 특히 미국 달러가 독점하고 있는 글로벌 기축통화에 대해 우려감을 표명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고장나게 되면 다른 모든 국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특히 러시아 중국처럼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나라들은 심각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결국 푸틴은 달러만이 기축통화의 지위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유로의 국제적 역할도 더 견고해질 수 있으며, 아시아는 이 지역 내 기축통화가 있어야 한다”라며 “러시아 루블도 한 경제권역의 기축통화가 될 수도 있다”라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특정 국가의 화폐가 기축통화가 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는 그것이 어떤 화폐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국가의 경제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부채협상 타결안에 대한 중국 내의 반응도 시큰둥하다.

중국 상무부의 메이신위 연구원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합의를 했다는 것은 기대에 부합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것이 미국 국채와 달러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메이 연구원은 “이번 타결안에 매우 의구심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이 앞으로 이 타결안을 어떻게 시행해 나갈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지속된다면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인도의 영자신문 타임스 오브 인디아(Times of India)도 “미국 양당이 부채상한 증액 협상에 합의했지만, 이미 세계 시장에는 타격을 입혔다”면서 “특히 세계 각국의 투자자들은 미국 정치권의 분열이라는 리스크의 변수에 맞닥들였다”라고 분석했다.

윤희진 기자/jj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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