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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제3부 전원일기-(17)산 좋고 물 좋다는 전원생활, 그러나 ‘물폭탄’ 비상
서울을 비롯한 경기, 강원북부 등 중부지방이 이틀간 쏟아진 ‘물폭탄’에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서울 우면산, 춘천 신북, 파주 등지에서 산사태가 발생했고, 경기도 광주 곤지암천이 범람하고 동두천 신천, 파주 하천 등지에서도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지난 이틀간 내린 폭우로 사망자가 40여명에 달하고, 실종자도 10명을 넘어서는 등 인명피해 및 재산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런 재난 앞에는 늘 ‘100년 만에 최대’ ‘기상관측 이래 최대’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문제는 이런 수식어가 앞으로는 필요치 않다는 것. 과거의 폭우, 폭설, 폭염 등 각종 자연재해 기록들은 지구 온난화 등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는 매년 깨질 것이기 때문이다.

잦은 산사태와 하천 범람은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살겠다는 예비 귀촌·귀농인들의 장밋빛 꿈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특히 춘천 신북면 산사태의 경우 경사도 급하지 않고 수림이 울창한 산이 삽시간에 무너져 귀중한 인명을 앗아갔기에 더욱 충격적이다.

장래 전원생활을 위한 보금자리 터를 구할 때는 항상 집중 호우로 인한 산사태와 하천 범람 등의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집중 호우가 계속되면 지반이 약해져 특히 산지와 가까운 주택과 건물 등은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 위험성이 아주 크며, 평소 나지 않던 지역도 피해가 생긴다.

따라서 전원주택 입지를 찾을 때는 기상 이변에 따른 자연재해가 심한 곳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지금까지 큰 하천이나 강변, 계곡 옆 터는 조망과 청정성을 내세워 1급 전원주택지로 인기를 모았지만, 앞으로는 안전성이 확실하게 담보되지 않으면 오히려 기피대상이 될 수도 있다. 특히 경사도가 급한 산이나 계곡 주변의 임야를 깎아서 만든 터는 아무래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전원생활을 위한 지역선택에 앞서 반드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재해 예방 및 정비계획 활용을 위해 작성하는 재해정보지도를 살펴야 한다. 재해지도에는 침수흔적도 및 침수예상도 등을 토대로 재해발생시 대피요령, 대피소 및 대피경로 등의 정보가 담겨있다. 침수흔적도에는 태풍, 호우, 해일 등으로 인한 침수흔적을 조사해 표시해놓았다.

만약 재해지도가 없다면, 해당 지역 이장이나 중개업자를 통해 대략적인 재해정보를 입수한다. 또 최근 몇 년간 기상청에서 발표한 각종 자연재해 지역에 대한 자료를 참고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강원도의 경우 현재 산사태 위험지구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는 지역은 11개 시·군, 27곳 12.5㏊에 이른다. 등급별로는 ‘대단히 위험한 지역’으로 분류된 1등급 지역은 2곳(1.3㏊)이고, ‘위험이 높은 지역’인 2등급은 10곳에 3.7㏊, ‘위험이 있는 지역’인 3등급은 15곳 7.5㏊이다.

지역별로는 고성이 6곳으로 가장 많지만 모두 3등급이고, 화천은 3곳 가운데 1등급이 2곳이고 나머지 1곳은 3등급이다. 강릉과 양구 3곳은 모두 2등급이며 홍천 3곳 중 2곳은 2등급, 1곳은 1등급이다. 또 춘천·원주·평창 등은 2곳, 태백·삼척·인제는 1곳이며, 동해·속초·횡성·영월·정선·철원·양양 등은 산사태 위험지구가 1곳도 없다.

이미 시골에서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면, 산사태 감지 및 대처 요령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산지는 경사가 급하고 풍화암, 마사토 지대가 많아 집중 호우 때 산사태가 발생하기 쉬운 지형적 여건을 갖고 있다. 따라서 경사면에서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이 샘솟거나 평소 잘 나오던 샘물이나 지하수가 갑자기 멈출 때는 지하수가 통과하는 토양층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산사태의 위험이 있다.

또 갑자기 산허리 일부에 금이 가거나 내려앉을 때, 바람이 없는데도 나무가 흔들리거나 넘어지는 때, 산울림이나 땅 울림이 들릴 때도 산사태가 발생할 조짐이거나 산사태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즉시 대피하고 행정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산사태는 특히 모암(암석)이 화강암, 편마암으로 이루어진 지역이나 토양층이 서로 다를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 또 흙이 적은 급경사지보다는 중간 정도의 경사를 지닌 산지에서, 뿌리가 깊이 박히는 활엽수림보다는 침엽수림에서 발생 위험이 더 크다.

골짜기의 길이가 긴 지형이나 산허리에 군사용 진지나 이동통로(교통호) 등 빗물이 고일 수 있는 지형지물이 있는 곳도 고인 빗물이 토양을 밀어내면서 산사태가 일어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연 평균 산사태 발생면적은 1980년대 231㏊, 1990년대 349㏊, 2000년이후 713ha 등으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cafe.naver.com/r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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