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 인사와 이 대통령의 조카사위가 저축은행 비리로 수배 중인 브로커 이철수와 공모해 IBK캐피탈에 불법대출을 통해 삼화저축은행 인수를 시도하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일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위 소속의 조영택 민주당 의원은 당 원내대책회의 석상에서 “이 대통령의 의원 시절 보좌관이자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의 대통령 후보 시절 경제특보 출신인 윤만석 씨가 수배 중인 브로커 이철수 씨, 그리고 이 대통령의 조카사위 전 모 씨 등과 함께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하려 했다”고 밝혔다.
윤 씨는 IBK 캐피탈 감사위원 재직 시, 이철수로부터 이 대통령의 조카사위가 개입된 씨모텍과 제이콤에 대한 대출청탁 대가로 1억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최근 광주지검에 구속됐다.
조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윤 씨는 IBK캐피탈 IB본부 담당직원에게 다시 “씨모텍 자회사인 제이콤이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할 것이니, 인수하게 될 주식을 담보로 200억원을 대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 직원은 씨모텍과 제이콤은 동일인에 대한 대출이므로 불가할 뿐 아니라, 인수하지도 않은 주식을 담보로 200억원을 추가 대출하는 것 역시 사례가 없다며 대출을 거절했다. 이후 씨모텍이 코스닥 퇴출 위기에 몰리자 IBK캐피탈은 투자원금(BW투자) 회수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하고 압류를 신청했지만 현재 원금회수도 불투명한 상태다.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하려 했던 씨모텍은 브로커 이철수와 이 대통령 조카사위인 전 모 씨가 2009년 7월 설립한 인수합병 전문업체 나무이쿼티가 그해 11월 인수한 회사다.
씨모텍이 유상증자를 위해 BW를 발행했으며, IBK캐피탈(50억원), 삼화상호저축은행(60억원), 경은상호저축은행(40억원)이 이를 매입했다.
나무이쿼티는 씨모텍 인수 잔금을 치르기도 어려울 정도였지만 2010년 7월 제이콤의 인수자금을 마련해 제이콤을 씨모텍의 자회사로 인수하게 된다.
이과정에서 전 씨를 비롯해 이철수, 윤 씨 등은 씨모텍과 관련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후 이들은 자회사 제이콤을 통해 삼화저축은행 인수를 시도했으며 윤 씨를 통해 인수하게 될 삼화저축은행 주식을 담보로 IBK캐피탈에 대출을 요구한 것이다.
조 의원은 “검찰에 나가 진술한 IBK 담당직원 등의 진술 등을 볼 때 윤 씨의 구속은 삼화저축은행 부실을 초래한 부당한 대출압력과 로비의혹을 규명하는 출발점”이라며 “이철수, 신삼길, 윤 씨, 대통령 조카사위 전 씨가 개입된 삼화저축은행 인수계획이 성공했다면 삼화저축은행의 부실과 전 씨 주가조작에 대한 특혜 및 협조사실 그리고 정ㆍ관계 로비가 묻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wbo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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