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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철씨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치부를 알고 있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둘째 아들 현철씨의 관계는 세인의 주목을 끌어왔다. ‘소통령’으로 불렸던 현철씨의 국정 행보에 김 전 대통령은 손을 대지 못했다.
김 전 대통령은 현철씨에 대한 좋지 못한 보고를 하면 듣기 싫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려 버리곤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미묘한 관계에 대해 조선일보 기자 출신 우종창씨가 권력과 돈의 관계를 다룬 취재기 ‘권력의 역설’(미래를소유한사람들)에서 김영삼의 아킬레스건을 처음으로 밝혔다.

책에 따르면 현철씨가 아버지의 약점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현철씨는 아버지가 3당 합당을 통해 집권 여당의 대표가 된 1990년 무렵에 자신의 측근들을 동원해 통일민주당 국장급 인사들의 능력을 검증했다. 이 과정에서 현철 씨 측근들은 김영삼 대통령의 비밀스런 치부를 알게됐다. 이 내용은 현철씨에게 보고됐고, 이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은 현철씨와 그의 측근 몇명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는 김영삼 대통령 임기말인 IMF 외환위기가 터진 1997년 말, 현철씨의 한 측근이 김 대통령에게 보낸 협박편지로 이어졌다. 그는 치부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하고 20억원이 넘는 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김 대통령의 치부를 조사했던 그는 김영삼 정부에서 국책기관의 임원을 지냈다고 우씨는 밝혔다.

김 대통령은 협박편지를 받고 안기부에 예치해둔 대선을 치루고 남은 잔금에서 돈을 인출해 협박범에게 주라고 지시하면서 이를 깔끔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협박범을 잘 아는 한나라당 중진 의원이 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중간에 돈 전달자가 일부를 가로채 버리는 배달사고가 났다는게 사건의 전모다.

우 씨는 현철씨의 측근으로부터 사건의 내용을 들었다고 밝혔다. 협박범의 이름과 배달사고를 낸 전달자의 이름도 알고 있다며, 전달자는 현 한나라당 중진의원으로 요즘도 매스컴의 각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월간조선 기자로 ‘김정일의 처남이 서울에 살고 있다’는 기사에서부터 김정일의 비자금 ,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비화 등을 써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저자는 이 책에서 권력과 돈, 주먹에 얽힌 정경유착의 역사를 자신의 취재기록을 바탕으로 공개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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