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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전원생활도 재테크다…장마철 배수로와 물길 관리는 기본
몇 년 전에 경기도 여주의 산자락 땅(밭)을 매입한 김 모 씨(여·69·서울 거주)는 최근 장맛비가 걱정되어 현지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자신의 밭 한가운데로 새로운 물길이 생겨 ‘작은 계곡(?)’을 이루고 있었다. 최근 집중호우로 물이 크게 불어나면서 밭의 토사 유출도 심각한 상황이었다. 김 씨가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이웃 땅 주인이 원래 양쪽 땅 사이로 흘러내리던 물길을 김 씨의 땅 쪽으로 슬쩍 돌려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이웃 땅 주인이 물길을 다시 원위치로 돌려놓고 자신의 땅을 원래대로 복원해놓지 않으면 고발 및 소송도 불사할 작정이다.

지난해 홍천으로 귀농해 농사를 짓고 있는 박 모 씨(남·49)도 최근 배수 문제를 놓고 이웃한 인삼 밭을 관리하는 농민과 마찰을 빚었다. 이웃 농민이 인삼밭을 관리하면서 기존의 물길을 박 씨의 땅 쪽으로 돌려놓았던 것. 박 씨가 따져 묻자 그는 다시 박 씨의 땅 아래쪽에 접해있는 다른 땅 쪽으로 물길을 바꿔놓았다. 그 땅은 수도권에 거주하는 외지인이 소유하고 있으나 관리를 못해 거의 방치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집중호우를 동반한 장맛비가 장기간 계속되면서 산사태, 도로유실, 주택 및 농지 침수, 토사유실 등의 각종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렇듯 장마철이 되면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 이웃 간 배수로 및 물길 분쟁이다.

홍천군 내촌면 물걸리 동창마을 앞으로 흐르는 내촌천 모습. 최근 집중호우로 물이 크게 불어나 큰 강 못지않다.

장래 전원생활이나 귀농을 위해 땅을 구하거나 집을 지으려 한다면 해당 땅과 이웃 땅의 배수로와 물길 등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관리해야 한다. 특히 이미 시골에 땅을 마련해놓았다면, 장마철 뿐 아니라 틈나는 대로 찾아가서 혹시 누가 물길을 바꿔놓지는 않았는지, 집중 호우 때 어느 정도 토사유출이 발생하는지 등을 파악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이, 외지인 소유의 땅은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웃한 땅 주인이 물길을 인위적으로 바꿔놓는 일이 잦다. 또한 바로 접해있는 이웃 땅에 집을 짓거나 인삼밭 등으로 개량할 경우, 기존 배수로와 물길이 확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을 써야 한다. 

장마철이 되면 시골에선 이웃간 물길 분쟁이 잦아진다. 인삼밭 물길을 이웃 땅으로 슬쩍 돌려놓았다.

특히 개발업자가 이웃한 땅을 전원주택단지로 개발하는 등 대규모 공사를 진행할 경우 배수로와 물길 뿐 아니라 주변의 지형지세까지 크게 달라질 수 있기에 반드시 수시로 가서 확인해야 한다.

배수로 및 물길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땅을 산 즉시 주변 배수로와 물길, 지형지세 등을 사진으로 찍어놓고, 계절별로 이를 확인하는 게 좋다. 땅을 사서 잘 가꾸고 보살피면 그만큼 땅의 가치도 올라가지만, 반대로 그냥 내버려두면 나중에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cafe.naver.com/r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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