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와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의 대담집 ‘미래의 진보’ 출판기념회가 14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진보신당의 시선이 곱지 않다. 민노당과 9월 통합을 목표로 실무논의를 벌이고 있는 진보신당으로서는 이 대표가 다른 정당의 대표와 이같은 공개행사를 갖는게 마뜩찮은게 사실이다.
더군다나 민노당과 참여당의 통합설이 수면위로 떠오른 상황에서 개최되는 이날 행사는 해석에 따라 민노당이 참여당과의 통합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거나 진보신당과의 협상에 있어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견제 성격의 전략행보라고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진보신당 관계자는 14일 “이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현재 진보신당 내부에 통합에 부정적인 세력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며 “우리로선 이를 노린 전략적 계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보신당 내부에 통합과 관련된 논쟁이 있는 상황에서 굳이 이 시기에 출판기념회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면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했다고 본다”고 했다.
이런 여론을 의식했는지 이 대표는 13일 자신의 인터넷 트위터를 통해 “고민스럽다. ‘미래의 진보’ 출판기념회가 내일인데, 진보신당과 통합에 저해될거라고 우려하는 분들이 많으신가보다”며 “걱정하는 선의도 이해한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겠나”고 묻기도 했다.
실제 ‘미래의 진보’ 내용에도 민노당과 참여당의 통합 논의가 긍정적으로 전개돼 있다. 이 대표는 책을 통해 “국민참여당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이미 공식적으로 제안했다”며 “지금은 참여당이 진보정당이냐, 혹은 아니냐를 규정할 상황이 아니라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여지를 판단할 때”라고 밝혔다.
현재 진보신당 내 민노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독자파’는 민노당이 과거 신자유주의 세력으로 규정했던 참여당과의 통합을 언급하는 것을 두고 ‘단계적 몸집 키우기’를 통해 민주당 세력과 연립정부를 추진하려는 정치적 수순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진보신당 내 ‘통합파’는 오히려 민노당과 참여당의 통합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민노당과의 통합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서경원 기자 @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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