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권재진 법무장관’ 카드에 한나라당이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신임 지도부의 청와대 오찬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당에 협조를 당부했으나, 여당의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소장파는 공식반대 입장을 밝히는 것도 고려 중이다.

청와대가 권 법무장관 카드를 접지 않을 경우, 당청 관계 재정립을 외치는 여당의 반발수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청와대와 결별수순을 밟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14일 “제가 파악한 당내 의견은 굉장히 부정적이다. 국민 여론도 같다고 생각한다”며 “잘못된다면 대통령께 당의 정확한 상황을 보고하지 않는 대통령 참모들에게 정치적 책임이 있다. 모르는 것인지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 어제(13일) 좀 당황스러웠다”고 우려했다.

남 최고위원은 홍준표 대표도 겨냥했다. 그는 “당의 어른들이 모인 (13일 최고중진연석) 회의에서 대부분 참석자가 밝힌 의견(권 법무장관 임명 반대)을 대표로서 밝히지 않은 것은 적절치 않았다”며 “청와대가 오판하면 큰 문제다. 다시 당 대표에게 정확한 당내 의견을 전달해 줄 것을 오늘 다시 요청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최근 기간담회에서 “법무장관은 독립된 수사권, 감사권을 가진 검찰총장, 감사원장과는 다른 자리로 법무장관은 법무 행정을 하는 것”이라며 “개인적 문제가 없다면 청와대 수석이 법무장관에 가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권재진 민정수석은)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지만, 내년 총선과 대선 앞두고 (MB측근이) 법무장관으로 가는 것은 논란과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쇄신모임인 새로운 한나라의 김성태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입견을 만들 수 있는 인사는 집권당 입장에서 좋지 않다. 대통령은 임기 말 공정성과 선거관리에 있어서 무리한 인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이 대통령은 ‘정해지면 당과 의논하겠다’고 했는데, 한나라당이 반대하고 나오면 어떻게 할 수 없다”며 “인사를 고집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레임덕이 가시화 될 수 있다.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양대근ㆍ손미정 기자/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