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저축은행 국정조사, 지난 저축은행 청문회 재판되나
여야 양측이 저축은행 국정조사 증인 채택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정작 핵심인사들에 대한 타협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핵심 증인 채택이 여야의 정치적 거래 수단으로 불발될 경우 이번 국정조사 역시 지난 번 저축은행 청문회와 마찬가지로 ‘알맹이 없는 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오는 14일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위 2차 회의를 앞두고 여야가 증인 채택 문제로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여야는 이틀 째 간사협의를 통해 당초 100여명 수준의 증인 요청을 60여명 수준으로 줄였다. 간사협의가 끝나 최종 채택될 증인의 수는 대략 20~30명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간사협의에서 합의된 이들 증인은 모두 저축은행 대주주 및 관계자들로, 정작 불러야할 정ㆍ관계 인사들은 단 한 사람도 증인으로 채택이 안됐다.

특위 소속 관계자는 “여야가 아킬레스건에 해당하는 인사들을 모두 증인으로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이들을 두고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결국 14일 2차 회의에서는 증인 채택 의결은 사살상 불가능하다. 여야 특위 소속 간사단은 내달 5일 시작되는 청문회 7일 전 증인 채택이 마무리되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이같은 여야의 증인을 둘러싼 대립으로 인해 자칫 이번 국정조사도 알맹이 없는 정쟁으로만 끝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인사들에 대해 여야가 협상 과정에서 보호 차원에서 증인 불채택으로 합의를 볼 수도 있다.

이 경우 정치적 타협은 가능하겠지만 국정조사의 본래 취지인 정책 실패 부분과 정관계 로비 의혹은 규명하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

현재 한나라당은 민주당 지도부 및 현역 의원, 과거 정부 경제 수장들을, 민주당은 현 정권의 실세 인사, 청와대 관계자 등을 증인으로 대거 요청해놨다.

여기에 이번 저축은행 국정조사 역시 특위가 어떤 강제 권한도 갖고 있지 않은 점도 이번 국정조사가 지난 번 저축은행 청문회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구속된 정ㆍ관계 인사들의 경우 국정조사 출석을 거부할 경우 이들을 구인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다른 증인 역시 불출석할 경우 국회가 고발하는 것 이외엔 강제할 방법이 전무하다.

특위 소속 또다른 의원은 “국정조사가 의혹 규명 등 의미있는 결과물을 내놓기 위해서는 강한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국정조사도) 지난 저축은행 청문회처럼 그저 의혹제기의 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wbohe> boh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