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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희 선임기자의 컬처 프리즘>뉴욕·런던서 K팝 ‘플래시몹’…유쾌한 시위는 계속된다
서구 문화의 아이콘 프랑스, 한 세기 가까이 현대 대중문화를 지배해온 ‘꿈의 공장’ 미국, 비틀스와 해리포터 시리즈로 막강한 문화 저력을 자랑하는 영국에서 케이팝 공연을 요구하며 벌이는 플래시 몹(Flash Mob)은 한국인이 보기엔 신기할 정도다. 한글 플래카드에 태극기까지 흔드는 그들의 열정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케이팝 팬들의 목소리는 한결같다. “새롭고, 멋있다.” 

뉴욕, 할리우드, 런던. 세계의 중심이라 불리는 미국과 영국의 대도시에서 케이팝을 지지하는 ‘플래시 몹’이 주말 내내 주요 뉴스에 올랐다. 지난 5월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앞에서 시작된 케이팝 플래시 몹은 6일(현지시간) 뉴욕 센트럴파크와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 코닥극장, 9일 런던 트래펄가광장으로 이어졌다.

유튜브로 국경을 넘은 케이팝 신드롬이 플래시 몹을 통해 새로운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플래시 모버(Mober)의 퍼포먼스는 유튜브에서 인기 콘텐츠로 재생산되면서 다시 한 번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플래시 몹은 특정 웹 사이트에 갑자기 사람이 몰리는 현상을 뜻하는 플래시 크라우드(flash crowd)와 약속된 장소에서 동일한 집단행동을 하는 집단인 스마트 몹(smart mob)의 합성어로, H 라인골드의 저서 ‘스마트 몹’에서 처음 언급됐다. 


최초의 플래시 몹 퍼포먼스는 뉴욕 맨해튼에서 박수 소리로 등장했다. 비즈니스맨이 주로 묵는 하얏트호텔에 갑자기 사람들이 들이닥쳐 손뼉을 치다 뿔뿔이 흩어져 버린 퍼포먼스를 선보인 이후 플래시 몹은 정치적ㆍ사회적 메시지부터 기업 광고까지 활용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벌어지는, 온라인 문화의 산물인 플래시 몹은 서로 얼굴은 모르지만 집단행동에 참여함으로써 동질감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 스타에 대한 팬덤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2009년 세상을 떠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을 추모하기 위해 모였던 ‘Beat it’ 플래시 몹이 대표적이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잭슨 추모 플래시 몹은 유튜브를 통해 수십개국으로 퍼졌다. 같은 해 국내에서도 잭슨의 생일과 연말에 각각 서울 세종로와 명동에서 댄서와 팬들이 마스크를 하고 거리에서 집단 ‘문워크’를 선보였다. 올해는 지난 6월 25일 서울 인사동 거리에 우비를 입고 플래시 모버가 등장해 관광객의 눈길을 끌었다.

오프라 윈프리는 시즌 24 첫 회에서 2만명을 동원한 블랙아이드 피스 플래시 몹을 연출해 세계의 주목을 시카고로 쏠리게 했다.

미국 시카고 시는 사흘간 집회장소의 교통을 완전히 통제하고 대중교통 노선을 조정하는 등 블록버스터급 플래시 몹을 만들어내는 데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 결과 ‘전설’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유튜브를 통해 전파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글로벌 팬덤을 만들어낸 케이팝은 플래시 몹을 통해 세계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한국의 첨단 정보 세대가 만들어낸 케이팝은 태생적으로 세계의 젊은이에게 ‘뉴웨이브’로 인식되고 있다.

다양한 퍼포먼스가 가능한 플래시 몹은 앞으로 리듬감이 뛰어난 음악, 다이내믹한 댄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한 트렌드의 패션 등 전 세계 젊은이를 매혹시키고 있는 케이팝의 전파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경희 선임기자/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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