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대북 쌀 및 물자 지원 재개를 주장하고 나섰다. 성공적인 평창 올림픽을 위해서는 북한과 화해, 공존이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금강산 관광 및 대북 협력이 재개되야 한다는 논리다.
지난 8일 민주당 고위 당직자 회의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함께 남북 관계 개선이 화두에 올랐다. 손학규 대표는 “평창 올림픽이 평화, 통일 올림픽이 돼 한반도가 동북아시아 평화에 직접 기여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고, 김진표 원내대표는 대북 식량 지원 재개와 함께 남북국회회담 개최를 주장하며 “평창 올림픽 성공을 위해 5ㆍ4 대북조치를 중단하고 금강산관광을 재개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권은 북한 정권에 공동올림픽 추진을 대담하게 제안하고 이를 통해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는 건설적 과정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북 지원 재개를 넘어 관광객 피살 사건 이후 사과조차 없는 금강산 관광 재개까지 주장하기도 했다. 정동영 최고위원도 “우리의 자랑인 금강산관광을 즉각 재개해야 한다”며 “정권 교체에 성공한다면 남북 공동 올림픽으로 확대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정배 최고위원은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서라도 남북평화는 필수적”이라며 “대북 식량 지원 등 남북화해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 꼬인 남북관계를 풀고 세계에 화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의 주장은 평창 올림픽을 안전하고 무사하게 치루기 위해서는 북한을 쌀과 물자로 달래는게 필수라는 것으로 요약 가능했다. 북한에 금강산 관광객 사망사건 재발방지 약속, 천안함ㆍ연평도 사과 같은 것을 요구하며, 대북 지원을 지연시킨다면 이것을 빌미로 북한이 올림픽 기간에 도발할 수도 있다는 경고로도 읽혀진다.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사실상 북한의 첫번 째 무력 도발인 2002년 제1 연평해전은 바로 한ㆍ일 월드컵 기간에 일어난 바 있다. 통일부 집계에 따르면 2002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북한으로 반출된 물품이나 현금 금액은 3억7000만 달러였다. 이전해 2억2700만 달러보다 30%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이는 올해 세계식량계획이 밝힌 내년 3월까지 북한의 어린이와 임산부 그리고 60세 이상의 노인 약 350만 명에게 긴급식량지원을 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 2억100만 달러보다도 많은 액수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