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계 설치, 안전 먹거리 상표제 의무화, 방문자 스티커 의무 부착.’
법률안 제안자는 현역 국회의원이 아니다. 바로 초등학생들이다.
대한민국 어린이국회가 8일 오후 국회에서 정의화 국회부의장 주재로 열린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미리 제출한 법률안을 발표하고 토론한다.
어린이국회는 246개 지역의 초등학교(특수학교 1개교 포함)에서 선정된 어린이 국회의원들을 위해 국회가 매년 주최하는 행사로, 246개 지역은 현재 국회의원 지역구 수와 같다.
강윤정(제주 사계초) 양은 ‘학교급식에서 나트륨 섭취량 제한에 관한 법률안’을 제안했다.
김 양은 “학교급식 영양기준에 나트륨은 포함돼 있지 않아 사용제한에 대한 어떠한 지침도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 “초등학교에서 제공되는 급식에서 나트륨 섭취량은 500㎎, 중ㆍ고등학교는 650㎎, 성인급식은 800㎎을 초과하면 안된다”는 구체적 수치까지 제안헀다.
송민성(춘천 성림초) 군은 ‘학교 출입 시 방문자 스티커 의무 부착에 관한 법률안’으로 눈길을 끌었다.
송 군은 “일부 몰지각한 학부모들의 교권침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면서 학교를 출입하는 방문자에게 의무적으로 스티커를 부착하게 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교권을 보호하는 것은 결국 학생의 보호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볼라드(보행자용 도로나 잔디에 자동차의 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되는 장애물) 설치로 인해 통행에 불편을 겪는 시각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안’(노우진), ‘학교중심 500m 내 안전 먹거리 상표제 실시 의무화에 관한 법률안(최송하)’ 등도 눈에 띄었다.
법률안 발표가 모두 끝나면 어린이들이 직접 투표해 우수 법률로 선정된 법안에 국회의장상 등이 주어지게 된다.
정의화 국회부의장은 “어린이국회에서 발표하고 토론한 경험이 아이들에게 앞으로 큰 꿈을 펼쳐나가는 데 힘찬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어린이국회에는 233건의 법률안과 79건의 질문서가 제출돼 역대 어린이국회 중 가장 많은 법률안이 제출됐다. 내용도 참신한 아이디어를 담고 있고, 입법 실현 가능한 법률안이 제출되는 등 한층 풍성해졌다.
<양대근 기자 @bigroot27> 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