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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세’ 이수근
수근(병)신이 당당한 수근神으로…웃겨야 사는 이 남자…진짜 얘기가 문득 궁금해진다

한때 원형탈모증 걸릴 정도로 개그 스트레스

1박2일 ‘국민일꾼’ 캐릭터로 리얼버라이어티서 

서서히 존재감 드러냈죠.

어릴땐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

통지표엔 늘 밝다 써 있었지만 情이 그리워 

맨날 눈물 훔치던 그런 아이.

1박 2일 멤버들은 평생을 함께하고픈 소중한 사람들

‘엄친아’ 개콘 후배들 실력은 있는데 인간미가 조금

류승범 광팬인 아내, 조금 많이 아픈 우리 둘째, 

얼마전 하늘나라로 보내드린 할머니

가족은 나를 지켜주는 원동력

내가 ‘키컸으면’ 지금의 인기는 없었을 것. 

난 키부터 겸손한 사람(^^) 

아직은 공부가 많이 부족하죠 뭐.




이수근이 요즘 예능의 대세다. ‘1박2일’ ‘승승장구’ ‘달고나’ ‘개그콘서트’ 등에 출연하며 안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예능 선배들은 개그맨 출신 중 버라이어티 예능에서 가장 주목되는 후배로 유세윤과 함께 이수근을 꼽는다. 유세윤이 ‘튀는 예능인’이라면, 이수근은 ‘안 튀는 예능인’이다.

이수근은 팀과 조화를 이루는 범위에서 자신의 역할을 확장시켜 나갔다. 썰렁한 개그도 이수근에게 가면 살아날 때가 많다. 하지만 혼자 튀려 하거나 나대지 않는다. 독설과 막말도 거의 없는 생활형 개그다.

개그맨으로 처음부터 승승장구한 건 아니다. 고생도 많았고 버라이어티 예능에 적응하는 데에도 꽤 오랜 기간이 걸렸다.

2006년 ‘개그콘서트’에서 ‘고음불가’ 코너로 뒤늦게 뜨자 2007년 ‘1박2일’ 전신인 ‘준비했어요’ 멤버로 들어갔다. 여기서 이수근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머릿속에서 생각한 후 하려면 이미 늦었다고 한다.

이수근은 “공개코미디와 리얼버라이어티는 너무 달라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공개코미디를 했던 사람은 짜여진 시간, 만들어진 대본 개그에 익숙하다. 반면 버라이어티는 즉석에서 보여주는 ‘끼’에 의존한다”면서 “나는 방목에 대한 적응이 전혀 돼 있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 과정에서 그는 1년 가까이 ‘병풍수근’ ‘투명인간’ 소리를 들었다. 2008년 초만 해도 인터넷 커뮤니티 네티즌은 이런 이수근을 두고 ‘수근신’으로 불렀다. ‘수근병신’이라는 의미였다. ‘웃길 것 같은데 못 웃겨서’ 생긴 별명이었다.

원형탈모증이 생길 정도로 힘들어 포기 일보 직전까지 갔다. 그는 당시를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그런 이수근에게 도움을 준 것은 멤버들과 제작진이었다. 강호동은 “수근아, 너, 가능성이 많다는 뜻이야”라고 용기를 불어넣었고,이명한 당시 PD는 “자신감을 가져라. 절대 자르지 않는다”고 확신을 줬다. 

그랬던 이수근은 개그에서 터득한 상황극을 리얼버라이어티에 접목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내 자연스러운 애드리브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수준에 올랐다. 네티즌은 이제 수근신을 ‘수근신(神)’으로 해석했다. 이수근에게 강호동(호동座)만이 갖고 있던 본좌급인 ‘수근좌(座)’라는 칭호가 붙기도 했다.

그는 ‘1박2일’에 적응하기 전에도 리얼버라이어티의 생명이랄 수 있는 캐릭터는 만들어졌다. 여행 버라이어티에서 필수인 운전과 잡일을 도맡아 ‘일꾼’이라는 캐릭터를 얻었다. ‘국민일꾼’ 캐릭터는 1년간의 부적응기를 떨쳐낸 무기였다. 


▶울고 웃던 아이… 웃고 울리는 레크레이션 강사로

이수근은 경기도 양평군 개군면 주읍리에서 농사와 양봉, 이발소를 운영하던 아버지가 외지로 나가 장사를 하는 바람에 어린 시절의 상당 기간을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어머니, 아버지랑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었죠. 할머니 혼자 오래 저를 기르셨고… 워낙 생활력이 강했던 아버지가 나중엔 잘해주셨지만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컸어요.”

남학교에 다녔던 그는 늘 인기몰이를 했다. 수업 전에 다 같이 노래를 부르게 하고, 늘 오락반장, 리더였다. 하지만 가족들은 그의 밝고 유쾌한 학교생활을 잘 몰랐다. 할머니 집에서 자라야 했던 아이는 늘 ‘눈치’를 보느라 바빴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탓인지 중학교 1학년이 될 때까지 이부자리에 자주 실례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통지표엔 늘 ‘밝다’고 쓰여 있죠. 그런데 학교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서 자주 울던 그런 기억이 아직 선해요.”

많이 울고, 또 많이 웃으며 보낸 10대 시절. 그래도 오아시스는 있었으니 바로 외삼촌. 하굣길 버스가 집 근처를 지나면 원두막에서 기타 치며 노래하던 외삼촌이 있었다. 지금의 이수근만큼이나, 당시 동네 학생들에겐 유명인사였다. 늘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던 그분이 바로 ‘이수근 음악사랑’의 원천이었다. 

그리고 꿈을 꿨다. ‘희망사항’ 그런 거 말고 진짜 ‘꿈’이다. 중학교 때부터 연예인이 돼서 고향에 내려와 박수받는 그런 꿈을 꿨다. 한마디로 ‘금의환향’이다. 이제 동문회도 가끔 나가고, 고향 분들도 찾아뵙는다. 소위 ‘스타’가 됐지만 여전히 꿈을 꾼다. 예전과 똑같은 교복을 입은 그 시절 ‘첫사랑’이 등장해 “수근아, 사인해 줘”라며 웃는단다.

어릴 때부터 웃기기에 탁월했던 이수근은 서일대 시절에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잔디밭에서 혼자 막걸리를 마시고 기타를 쳤다. 잘나가는 레크레이션 강사였다. 10년간 차곡차곡 다져온 시간들이 있었다. 자신만의 애드리브와 ‘웃음에 대한 정의’가 있다. 그 막강한 내공이 이젠 적재적소에서 ‘빵빵’ 터진다.

“지방의 수련원에서 레크레이션 강사를 했죠.” 그는 경기도 평택에서 유명세를 탔다. 수학여행이나 수련회를 온 학생들을 웃기고 또 울리기도 했다. “ ‘자, 여러분 어두운 밤이 찾아왔습니다’ 하면서 기타 치며 ‘등대지기’를 부르면, 100% 다 울었습니다.” 넉살 좋게 “내가 좀 했죠”라며 귀여운(?) 허세를 부리지만, 사실 그는 낯가림이 심하다. 어릴 때는 울기도 많이 울었다. 이유는 그저 ‘사람이 그리워서’였다. 개그맨이 되기 위해 서울에 와서도 한강둔치에서 돗자리를 깔고 무수한 밤을 지새웠다. 

장소만 일러주니 척하고 뛰어 올라가더니 ‘폴짝’ 뛴다. 넘치는 개그 본능. 과연 ‘수근신(神)’답다. 틈만 나면 즐기는 축구 탓에 태닝한 듯 검게 그을린 그의 얼굴이 환해 보이는 건 햇살 때
문일까. 낙천적인 성격과 성실을 무기로 제 갈 길 확실히 가고 있는 이수근의 미래가 언뜻 비쳤을지도….                                                                    [사진=박해묵 기자/ mook@heraldcorp.com]

▶‘개콘’ 동료 후배들: 요즘 후배들요? 다들 ‘엄친아’

이수근에게 ‘개그콘서트’는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한 곳이다. 그래서 그는 버라이어티 예능에서 잘나가고 있지만 ‘개콘’을 떠나지 않는다. 수시로 개콘 후배들이 연습하는 연구동에 나와 아이디어를 짠다.

“아유, 요즘 뭐 개그맨들도 선ㆍ후배 그런 거 그렇게 엄격하지도 않고…자주 볼 시간도 없어요.”

그리고 이내 “요즘 후배들 공부도 많이 했고, 다들 똑똑해요. 또 자기 생활이 다 있고…”라며 말끝을 흐린다.

그의 말대로 최근엔 개그맨 사이에도 가수ㆍ탤런트 못지않게 ‘엄친아’가 많아졌다. 개그 프로그램에 코너장이 있어 막강한 선배들이 ‘실력행사’를 하던 예전과도 분위기가 다르다. 선배의 도움 없이도 쉴 새 없이 ‘빵빵’한 아이디어가 나온다. 제작진과 대화도 많이 하고 잘난(?) 만큼 열정도 뒤지지 않는다. 전반적인 문화 자체가 바뀐 것.

“그래도 코드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소주 한잔하면 좋잖아요. 아무리 개개인이 뛰어나도 호흡이 중요하니까… 너무 사생활 침해 안 하는 분위기도 조금 섭섭하긴 하죠.”(웃음)

이렇게 ‘요즘 후배’들에 대한 솔직한 평을 하면서도 절친한 동료 김병만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모두 열심히 하지만, 열정으로 1등은 누가 뭐래도 병만이에요. 슬랩스틱 코미디, 정말 아무나 못하죠. 모든 개그 코너가 힘들게 만들어지지만, 병만이 개그는 정말 대단합니다.” 


▶1박2일과 동료들: 365일 소중한 사람들이 있는 곳

이수근에게 ‘1박2일’은 개인생활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만큼 애착이 크다.

“ ‘1박2일’ 멤버들은 하룻밤짜리 사이가 아닙니다. 365일,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소중한 사람들이죠.”

늘 활기 넘치는 강호동, 자칭 ‘외모 라이벌’ 김종민, ‘은초딩’ 은지원, 수줍은 총각 엄태웅, 예의 바른 이승기. 모두 이수근의 스승이자 친구다. 

강호동은 오프닝만큼 클로징을 중요하게 여긴다. 아니, 때론 오프닝의 10배 기운으로 마무리를 한다.

“대학로 공연 때도 마지막엔 모두 나와 춤추고 하거든요. 언제나 더 나은 다음을 기약하는 약속이에요. 그런 ‘파이팅’ 자세를 강호동 선배한테 배웠죠.”

강호동은 지난 5년간 함께하며 가장 많은 도움을 받은 선배다. 그의 말에 따르면 ‘포스’는 비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오래 봐서 ‘흉내’만큼은 가장 잘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태웅이 형은 사람 냄새 진하게 나죠. ‘술 한잔해요’ 하면 바로 ‘어디야’ 하는 사람, 가식 없고 솔직하고, 처음 봤을 때부터 편한 게 매력이었어요.” 

은지원은 이수근이 웃기지 못했을 때도 “대한민국에서 형이 제일 웃긴다”고 용기를 줬다. 이승기는 지(智)와 덕(德)을 갖춘 후배인데, 요즘 이수근과 함께 축구를 하며 체(體)도 갖췄다고 한다.  


▶가족: “아내 이상형은 나 아닌 류승범”

이수근의 아내는 TV에 류승범이 나오면 아무것도 못 듣는다. 오래전부터 ‘광팬’이다.

“아내는 연애 때부터 ‘류승범이 좋다’고 했어요. 정말이지, 순수하게 제 마음만 보고 결혼한 거죠. 어휴, 힘들었어요, 하하. 세상에 이상형이랑 결혼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연애 때 류승범이 출연한 영화는 전부 다 봤다. 섭섭하지 않냐고 했더니 괜찮단다.

“그래도 내 이상형은 아내가 맞거든요.”(웃음)

얼마 전 이수근의 둘째아이가 많이 아프다는 사실이 언론에 알려졌다. 걸어 다닐 나이가 됐는데도 이제 간신히 기어 다닌다. 병명은 뇌성마비. 

“재활 치료 중인데, 평생 해야 한다네요. 조기 치료를 하면 된다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세상에 우리 애보다 아픈 사람들이 너무 많잖아요. 속상하다고 밝히기도 죄송스러워요.”

그에게 가족은 자신을 지켜주는 가장 큰 힘이다. 사람이 그리워 하굣길에 매일 울던 이수근을 다독여주던 외할머니, 가난했지만 강하게 자신을 키워준 아버지, 그리고 류승범이 이상형인데도 결혼해준 아내, 토끼 같은 두 아이. 인터뷰 전날 이수근은 그중 하나를 잃었다. 할머니를 하늘로 보내드린 것.

“어제 돌아가셨는데, 녹화 때문에 임종을 못 지켰죠. 내일이 발인입니다. 얼른 뵈러 가고 싶어요.”


▶미래: 내게 ‘키컸으면’ ‘수근신’은 없다

그는 요즘, 선배들이나 PD들에게 “공부하라”는 이야기를 부쩍 많이 듣는다. 공부를 안 해서가 아니라, 좀 더 비상하라는 의미다. 일 욕심 많고, 목표가 뚜렷한 그를 알기에 하는 얘기일 게다.

“버라이어티 예능을 시작한 지 4~5년 됐죠. 아직 부족하지만 언젠가는 메인 진행자로 우뚝 서고 싶어요.”

이미 제안은 있었다. 하지만 좀 더 칼(?)을 갈 생각이다. 아직은 ‘개그맨 이수근’을 덜 보여줬다는 느낌이다.

“특별히 장르의 제한은 없어요. 모든 것을 다하고 싶고 ‘뭐든지 참 잘한다’ 소리를 듣는 게 목표예요. 그런 목표가 있는 게 사는 즐거움이죠.”

‘상상플러스’를 하며 탁재훈과 신정환에게 배웠다. 또 ‘1박2일’을 하며 강호동에게도 배웠다. 이경규, 신동엽, 유재석, 이휘재 등과도 프로그램을 같이하며 배운 게 많다.

“그분들이 하루아침에 그런 자리에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 것을 6~7개월 안에 배우겠다는 건 욕심이고, 인기 많은 사람들은 확실한 자신만의 애드리브와 코드가 있어요. 아직 전 더 공부해야 해요.”

이수근에게 오히려 작은 키에서 오는 친근감이 누구보다 강한 경쟁력이 아니겠느냐고 물었다.

“그렇죠. 이수근이 노래처럼 ‘키컸으면’ 정말 좋았을까요?(웃음) , 지금의 ‘수근신(神)’은 없었을 거예요. 그래도 키 큰 사람을 보면 ‘와, 좋겠다’ 해요, 하하.”

가끔 서울 상암동의 집 근처 카페에 나가면 사람들이 부담 없이 툭툭 친단다. ‘우와, 연예인’이 아닌 ‘와, 이수근’이라고 한다고. 그래서 희망을 갖는다. 연예인답지 않은, 부담감 없는 외모와 이미지로 친숙함을 구축한 게 무기란 걸 안다.

“병만이도 그렇고, 전 키부터 겸손하잖아요? ‘숙이고 들어가는 키’라고 하죠.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겸손함과 친숙함, 인간미가 더 중요할 수도 있어요. 승부수는 이런 걸로 띄울 겁니다.”
 
서병기ㆍ박동미 기자/wp@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절친’ 김병만이 본 이수근은…


영화 ‘선물’ 인연

동고동락하며

진한 우정 쌓아

공채 내가 먼저 합격

멋진(?) 자가용 타고

수근에게 개그 설득

채찍질 마다 않는

바라만 봐도

든든한 친구


김병만과 이수근이 친하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김병만이 발목을 다쳐 ‘출발드림팀’ 출연이 힘들어지자 이수근은 한걸음에 달려와 김병만 대신 참가했다.   

둘이 처음 만난 건 이영애와 이정재가 열연한 영화 ‘선물’(2001년)의 오디션이 열린 2000년도다. 둘은 각자 다른 팀을 구성해 오디션을 받았지만 둘만 합격해 무사 역할의 새로운 팀을 둘만으로 구성, 영화에 잠깐 출연했다.

이후 두 사람은 친해져 서울 대방동과 경기도 평택 등지에서 함께 살면서 개그맨 시험을 준비했다. 고생이 많던 시절, 같이 살아 우정과 동지의식이 강하다.

둘은 2000년 12월 KBS 15기 공채 개그맨들과 함께 데뷔했다. 특채 형식이었다. 공채에서는 둘 다 떨어졌지만, 재주가 있어 ‘개콘’에 출연했다. 출연료는 공채 개그맨보다 훨씬 적었다.

원래 지방에서 레크리에이션 강사를 했던 이수근은 생활고 문제로 고향인 양평 등지의 수련원 캠프대장으로 내려가 버렸다.

김병만은 홀로 KBS 시험에 재도전해 2002년 17기 공채로 발탁됐다. 그리고 2003년 한 기수 후배인 류담과 함께 양평수련원에 있던 이수근을 찾았다. 생활고 때문에 개그맨을 포기하고 행사를 뛰던 이수근에게 다시 개그를 하자고 부추겼다.

김병만은 이수근을 당시 ‘개콘’ 김영식 PD(현 ‘해피선데이’ 책임프로듀서)에게 “바람잡이를 아주 잘하는 친구가 있다”고 소개해 이수근이 개콘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두 사람은 함께 코너를 짜 출연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자 이수근도 2004년 공채 18기로 합류할 수 있었다.

이수근은 최근 ‘승승장구’에 출연해 “당시 병만이가 내려올 때 타고 온 자가용이 부러울 정도로 아주 멋있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김병만은 “좋은 차는 아니었고, 수근이가 웃기려고 한 말이었다”고 했다.

김병만은 “수근이가 양평의 수련원에서 행사 사회를 볼 때는 실력이 굉장했다. 요즘 수근이가 ‘1박2일’에서 보여주는 위트 있는 모습은 당시 수련원 때 모습 그대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수근이만 있으면 정신적으로 든든했다”고도 했다. 

2006년 ‘고음불가’로 이수근이 먼저 떴다. 김병만에게 “질투의 감정이 없었는가”고 묻자 “우리는 서로 개그 스타일이 다르다. 수근이는 ‘고음불가’ ‘키컸으면’ 같은 음악이나 리듬을 타는 개그에 강하고, 나는 연극에서 시작해 콩트, 연기 코미디 등을 주로 했다. 서로 갈 길이 다르니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김병만은 “우리는 싸운 적도 거의 없다. 누가 게을러지면 서로 형이 돼 충고해주는 사이”라면서 “수근이가 나보다 6개월 먼저 태어나서 그런지 수근이가 형처럼 느껴질 때도 가끔 있다”고 털어놨다. 김병만은 “앞으로도 수근이는 변함없이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달려갈 것”이라며, “이홍렬 선배님이 작지만 대단한 분이듯 수근이도 그런 존재가 충분히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헤럴드경제 DB사진]




그가 걸어온 길 >>>>

1975년 2월 10일생. 경기도 양평 출신. 생각보다 까무잡잡한 피부. 한때 “키컸으면” 하고 울부짖던 그의 키는 168㎝. 몸무게는 제법 날씬한 65㎏. 서일대 레크레이션과 재학 시절부터 교내 스타. 데뷔는 살짝 의외인 1996년 영화 ‘선물’. 오락반장을 하던 고교 시절에도 종종 ‘사람이 그리워’ 울었던 그는 당시 외삼촌의 영향으로 음악에 빠졌다고. MBC 강변가요제 본선까지 진출했던 화려한 경력을 자랑.

KBS 개그콘서트에서 ‘봉숭아 학당’ ‘고음불가’ ‘키컸으면’ ‘야야야브라더스’ 등에 출연했거나 지금도 출연 중. KBS ‘해피투게더’ ‘비타민’, SBS ‘스타킹’ 등의 고정 패널로 활동. 현재 KBS ‘해피선데이-1박2일’과 ‘승승장구’에서 물오른 개그감과 매끄러운 진행능력을 보이며 차기 ‘국민MC’ 자리를 찜.

수상 경력으로는 2007년 KBS 연예대상 남자 부문 베스트엔터테이너상, 2008년 KBS 연예대상 쇼오락MC 부문 남자신인상, 제15회 대한민국연예예술상 남자희극인 부문상, 2011년 제47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남자예능상 등.

‘숙이고 들어가는’ 자칭 겸손한 키(?)를 장점으로 제2의 도약을 꿈꾸는 요즘도 변함없이 공놀이를 즐긴다. 단신답지 않게 다부지게 축구도 잘한다. 박지성 빼고 모르고 지내는 축구인이 없을 정도. 상암 월드컵경기장의 함성이 좋아 이사까지 갔다. 배우 류승범이 이상형이라는 아내 박지연 씨와의 사이에 태준, 태서 두 아들을 두고 있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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