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교사 꾸중에 반항
‘기수열외’ 당하자 극도분노
휴가도중 비행청소년 선도
부대장에 표창까지 받기도
4일 해병대 2사단 해안초소에서 총기사건을 벌여 동료를 살해한 김민찬(19) 상병의 정신세계에 대한 진술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군에서는 김 상병이 지난해 7월 훈련소에서 실시한 인성검사에서 불안ㆍ성격장애ㆍ정신분열증 등이 확인돼 관심사병으로 분류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정작 올 4월에는 휴가 중 비행청소년을 선도하는 의혈남아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다혈질의 고문관인가?=김 상병은 평소 관심병사로 분류돼 왔다.
해당 부대 소초장(중위)은 조사에서 “김 상병은 훈련소에서 실시한 인성검사 결과 불안ㆍ성격장애ㆍ정신분열증 등이 확인돼 지난해 9월 부대 전입 후 특별관리대상이었다”고 말했다.
소초원도 김 상병에 대해 “다혈질이고 불안정한 성격과 임무 부여 시 게으르고 귀찮아하면서 오전 취침시간에 잠을 자지 않고 돌아다니는 등 이상징후를 보여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상병 본인도 필담 조사를 통해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이 뭐라고 하면 반항하고 욕도 하고 그랬다”며 다혈질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김 상병은 이러한 성격 탓에 부대 내에서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속칭 ‘기수열외’를 당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도 무시하고 선임은 이를 방조하는 분위기에서 김 상병은 수 차례 유서 형식의 메모를 통해 “××× 다 죽여버리고 다시 태어나겠다”는 등 극도의 분노를 표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의혈남아인가?=병무청 기록상에는 김 상병이 2009년 입대 전 신체검사 때 실시한 인성검사에서 아무 문제도 없었던 것으로 표시돼 있다. 또한 관련된 병원 진단기록도 전혀 없다.
특히 김 상병은 올 4월께 서울 신촌 인근으로 휴가를 나갔다가 고교생 몇 명이 술에 취해 행패 부리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이들을 타일러 경찰에 인계했으며 이로 인해 경찰이 소속 부대에 연락해 연대장 표창까지 받은 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성격장애자가 보여줄 만한 모습이 아니어서 주목된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